변리사·감평사 업무 독점 우려
전문성 부족·시장 왜곡 지적도
2019년 특허청 반대 막혀 불발
국회 공감대 형성…명문화 시동
지식재산(IP)서비스협회가 IP가치평가사 민간자격 신설을 재추진한다. 현행법이 변리사와 감정평가사의 IP가치평가 업무 독점 근거로 작용한다고 판단, 법률 개정 건의 등 제도 개선 활동을 시작한다.
IP서비스협회는 'IP가치평가사 민간자격 등록'을 재추진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IP가치평가는 특허, 실용신안 등 지식재산권, 기술의 권리성·기술성·시장성·사업성 분석을 통해 수익(사용)가치 및 담보가치를 가액으로 평가하는 업무다.
IP서비스협회는 2019년 8월 직업능력개발원에 민간자격 신설을 신청했다. 당시 직업능력개발원이 특허청에 자격 신설에 대한 의견을 요구하자, 특허청이 민간자격 등록이 불가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당시 특허청은 변리사법 제2조를 근거로 IP가치평가사 직무가 변리사 업무와 중복되고 이는 민간자격 신설 금지 분야에 해당한다고 해석했다.
이어 국토교통부와 감정평가사협회가 지식재산 가치평가를 감평사 고유업무로 규정하는 '감정평가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며 IP가치평가를 둘러싼 이해관계자간 갈등이 복잡해졌다.
IP서비스협회는 변리사회와 감정평가사협회의 IP가치평가 독점 시도로 정당한 자격을 신설할 수 없게 됐다고 보고 전방위적 제도 개선 활동에 착수했다. 감정평가법 등을 개정해 실제 전문 능력을 갖춘 IP가치평가 전문가 참여를 명시적으로 규정하는 법률 개정 추진을 정부에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국회에서도 IP 가치평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등 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판단이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산업 활성화를 위한 지식재산 가치평가(감정) 개선과제' 현안분석 보고서에서 “IP가치평가 활성화를 위한 개선과제로 전문성이 낮은 전문가 또는 특정 자격자에 의한 IP가치평가는 시장의 왜곡을 초래한다”며 “분야별 검증된 전문가간 상호 보완과 협업 그리고 IP가치평가 기관의 전문성 제고 및 관련 자격제도의 신뢰성 강화를 위해 IP 가치평가 자격제도의 신설 또는 재편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IP가치평가 자격시행 등 지식재산 가치평가와 관련, 부처 입장과 이해관계자 이해가 달라 논란이 발생한 사안에 대해 입법조사처가 개선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관련 법률 개정과 정부 정책 수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IP서비스협회 관계자는 “IP가치평가의 신뢰성과 전문성은 결국 이를 수행하는 전문가의 능력향상이 전제돼야 한다”며 “입법조사처의 전문 의견도 각 주체의 역량을 높이되 다양한 협력과 경쟁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IP가치평가 전문인력 양성과 전문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P가치평가 전문자격제도 도입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