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제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는 경기 진단을 내놨다.
KDI는 9일 경제동향에서 “우리 경제는 완만한 경기 회복세가 유지되고 있었으나 최근 방역조치가 다시 강화되고 대외 수요 개선세는 약화돼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생산과 소비가 회복 흐름을 나타냈다. 숙박·음식점업 등 대면업종을 중심으로 서비스업 생산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소매판매도 준내구재와 비내구재 중심으로 증가세를 지속했다.
하지만 12월 들어 방역조치가 다시 강화되면서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 여건에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 나타났다.
KDI는 “방역조치 강화가 시행되면서 소비자심리지수와 비제조업 업황BSI 전망지수가 하락하는 등 소비 관련 경제심리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소비는 11월까지 양호한 증가세를 유지했다. 11월 소매판매액은 전월(7.4%)에 이어 4.6%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내구재가 승용차(-12.7%→-15.0%)를 중심으로 감소했으나, 준내구재(13.0%→13.5%)와 비내구재(8.0%→5.7%)는 증가세를 유지했다.
KDI는 12월 들어 방역조치가 강화되고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개선세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107.6)보다 3.7P 하락한 103.9를 기록했다. 신용카드 매출액도 2019년 동월과 비교해보면 지난해 10월에는 2.7%, 11월에는 5.4% 증가했으나 12월에는 -0.5% 감소했다.
11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1.4로 상승했으나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1.7에서 101.3으로 전월보다 하락했다.
11월 취업자 수는 55만3000명 증가하며 전월(65만2000명)에 이어 개선 흐름을 유지했다. KDI는 다만 12월 들어 방역조치가 강화되면서 대면서비스업 회복세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일평균 수출액은 9월(28.1%), 10월(24.2%), 11월(26.5%) 등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12월에는 15.9%로 상승 폭이 축소됐다. 비제조업 업황 BSI는 11월 84에서 12월 82로 감소하고 1월에는 80으로 하락했다.
KDI는 “대외적으로는 공급망 교란,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등이 경기 하방 위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세계 산업생산과 교역량이 정체되면서 수출 증가폭이 점차 축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