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업계는 의식주 분야 스타트업 몸값이 상승하는 주된 이유로 기업간거래(B2B) 시장 공략이 용이하다는 점을 꼽고 있다. 특히 의식주 분야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B2B가 많은 영역이다. 소비재 대부분은 최초 생산 단계부터 가공을 거쳐 판매되기까지 다양한 유통망을 거친다. 각 유통 과정마다 중소업체가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는 구조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유통 과정을 줄여 이익을 창출할 수 있고, 대기업 역시 상권 반발 등으로 직접 진출하지 못했던 시장을 투자를 통해 진입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분야가 식자재 유통이다. 한국식자재유통협회에 따르면 국내 식품유통 시장규모는 약 205조원에 이른다. 이중 B2B 식자재 유통시장은 55조원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2B 식자재 유통시장의 90% 이상은 오프라인 중소 도매업자가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배달의민족, 쿠팡 등 스타트업이 해당 영역에 진입하는 것 역시 여타 경쟁 시장 대비 절대 강자가 존재하지 않아서다.

간편식 업체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는 것 역시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원재료 소분부터 가공까지 하나의 단일화된 시설에서 완료하는 만큼 유통과정에서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는 것이 용이하다.

패션 분야도 마찬가지다. 최종 소비자에까지 이르는 유통 과정을 대폭 줄일 수 있는 플랫폼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예컨대 원단과 부자재의 정보를 취합해 소비자가 직접 의류 제작을 주문할 수 있도록 한 스타트업 디알코퍼레이션이나 중국 도매업체와 국내 소매업체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어이사컴퍼니와 같은 기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직접 소비자로부터 주문을 받아 제작하는 인플루언서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유통 과정이 생략되는 추세다.

프롭테크도 초기 공인중개업무를 플랫폼으로 대체하는 방식인 반면에 최근 들어서는 B2B 시장으로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주목받는 인테리어 스타트업은 시공·설계업체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있다.

이른바 콘테크로 불리는 건설 분야 스타트업도 원청업체와 하도급업체의 정보를 취합해 제공하는 신군 등 다양한 업체가 그간 불투명했던 B2B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그간 도소매, B2B 영역은 대기업이 진입하기 어려워 혁신이 이뤄지지 않던 분야”라면서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최종 소비자 가격은 낮추면서도 이익은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 모델을 짜는 소비재 분야 스타트업의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