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 발사된 러시아 대형 화물 로켓 ‘앙가라(Angara)-A5’의 일부가 통제불능 상태로 지구에 재진입했다. 지난해 예고없이 위성을 폭파해 우주 잔해를 늘린 러시아가 이번에는 지구로 로켓을 떨어뜨린 것이다.
CNN, 스페이스닷컴 등 외신에 따르면, 27일 러시아 북서부 아르한겔스크 지역 플레세츠크 우주선 발사기지에서 발사된 앙가라-A 우주선이 두번째 엔진 고장으로 인해 통제를 잃고 5일(현지 시각) 지구로 재진입했다.
지구 진입 방향을 계산했을 때 추락 예상 지점은 남태평양,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동쪽 해역 부근이다. 대기권 진입 당시 대부분의 잔해가 소멸됐을 가능성이 높지만 인명 피해 가능성이 전무한 것은 아니다. 미 우주군사령부는 현재 정확한 추락 궤도를 추정 중이며 더 자세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유럽우주청(ESA) 산하 우주잔해국(SDO)의 홀거 크래그 국장은 “매년 지구로 떨어지는 우주 잔해는 100~200톤에 달하지만 대부분 대기권에서 소멸한다”며 “아주 낮지만 인명 피해의 가능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1997년 미국 텍사스의 로티 윌리엄스라는 여성이 추락한 우주 쓰레기에 맞은 적 있다. 다행히 그는 무사하다.
한편, 지난해 11월 러시아는 수명이 다한 위성을 제거하기 위한 미사일 발사로 우주 문제를 일으킨 적 있다. 당시 위성 요격 미사일로 1500개 이상의 우주 잔해가 발생돼 국제우주정거장(ISS)과의 충돌 위험으로 우주비행사들이 대피한 바 있다.
ISS로 우주 분야에서 수십 년간 이어진 미 항공우주국(NASA)과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의 협력 관계가 흔들린 것. 이 때문에 비교적 흔히 일어나는 로켓 추락에도 미국측 관심이 커진 것으로 추측된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