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장비업계가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로 사업 확대에 나섰다. 기존 메모리 반도체 중심이던 사업구조를 파운드리 분야로까지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주요 생산 장비의 국산화율을 높이고 새로운 먹거리도 확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원익IPS는 파운드리 공정 내 EUV 장비와 호환성을 갖춘 반도체 장비 연구개발(R&D)을 추진한다. 현재 하드마스크 증착 장비와 원자층증착(ALD) 등 신규 장비 후보군을 검토한다. AP시스템은 기존 메모리 반도체용 급속열처리장비(RTP)를 시스템 반도체용으로 개선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주성엔지니어링도 주력 제품인 ALD 장비와 화학증착장비(CVD)를 파운드리에서 활용하도록 장비 업그레이드에 나섰다. 글로벌 파운드리 고객사와 협력해 개발을 추진한다. 피에스케이도 파운드리에 적용할 수 있는 신규 장비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보유한 반도체 강국이다. 이에 걸맞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경쟁력 확보도 중요하다. 업계는 국내 반도체 장비 국산화 비중을 20~30% 수준으로 본다. 이마저도 대부분 메모리 분야 장비다. 파운드리용 장비 시장점유율은 10% 미만이다.
우리 반도체 장비업체가 파운드리 장비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다. 메모리 분야에서 쌓은 노하우를 잘 살리고, 기존 거래처와의 연계로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국가 연구개발(R&D) 과제와 연계해 정부 조력을 받는 것도 적극적으로 타진해 볼 만하다.
지금 메모리 반도체가 호황이다. 장비업계가 현재의 성과에 만족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업은 업황이 좋을 때 얻은 자금으로 미래 신시장에 끊임없이 도전해야 한다. 새로운 시도를 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