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이런 선거 또 없었다

“경선 기간이 조금만 더 길었어도…”.

지난달 초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대선후보 경선이 모두 마무리된 후 정치권에서 나돌던 얘기다. 양당 모두 경선 막바지에 반전이 일어날 뻔한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확정된 대선후보에 대한 불안감과 불신이 당 내부에도 있었음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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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경선 2개월이 지났지만 당내 혼란은 여전하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양강구도를 형성한 와중에도 많은 유권자가 쉽사리 마음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양당 대선후보의 능력이 우열을 가리기 어려워서가 아니다. 매일 쏟아져 나오지만 결론은 나지 않을 것 같은 수많은 의혹에 많은 이가 '이 사람은 아닌데 저 사람도 아니네'와 같은 고민을 반복한다. 정치평론가들은 “역사상 이런 대선은 없었다”며 혀를 차고 있다.

과거 선거에서도 검증을 명분으로 한 네거티브 공세는 있었다. 그러나 지금처럼 네거티브 일변도 선거는 국민에게 피로감을 주고, 그 결과는 무관심으로 이어진다. 장기간 코로나19를 겪고 있는 국민은 계속되는 네거티브 공방을 지켜볼 여유가 없다.

힘겨운 한 해를 뒤로하고 새로운 국가 지도자를 뽑는 새해가 다가온다. 각 당의 선거대책위원회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 선대위에서 나오는 논평과 성명은 상대 후보 흠집 내기가 아니라 본인의 정책과 비전으로 꾸며져야 한다.

어쩌면 수많은 표가 갈 곳을 잃고 헤매고 있는 지금이 희망적일 수 있다. 정치인들이 네거티브 이슈로 쳇바퀴를 돌려도 국민은 미래 담론을 기다리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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