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Image
<지난 10월 25일 KT의 유·무선 네트워크 장애가 발생한 당시 모습. 출처 : 전자신문 DB, 연합뉴스>

네트워크 안정성 확보방안에는 다양한 유형의 통신재난에 대비해 통신망에 대한 구조적, 기술적, 관리적 대책이 담겼다. 특히 망 장애 발생 전후 상황을 모두 대비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통신망 자체 생존성을 강화하는 한편 이용자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접근이다.

통신사 간 유·무선망 상호 백업, 인공지능(AI) 및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 기술을 적용한 망 고도화, 백업요금제 개발 등 네트워크 안정성 확보를 위한 향후 과제가 남아있는 만큼 정부 지원 하에 각 통신사의 적극적인 투자 또한 요구된다.

◇통신사 간 백업 체계 마련

네트워크 안정성 확보 방안은 통신사 간 상호 협력체계를 강화해 특정 통신사 장애 시에도 망을 지속 이용,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했다. 서로 다른 통신사간 유·무선망 연동을 통해 코어망 장애가 발생한 통신사의 무선망 이용자가 자사 유선망이 아닌 타사 유선망을 경유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통신사 간 회선연동 용량 또한 증설한다. 아현 화재 당시 재난 로밍 구축에 1년 반 이상이 소요됐던 것에 비해 백업체계 구축은 이보다 단축될 전망이다.

통신망을 다중화하고 있는 대기업과 달리 단일 통신망을 이용해 통신망 장애 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소상공인 등을 위한 무선 백업요금 서비스 또한 출시할 계획이다. 재난 시 무선망으로 유선망을 대체해 서비스를 끊김없이 제공, 이에 대한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우선 유선망 장애 시 소상공인 휴대폰으로 테더링(무선통신)을 통한 POS 결제기기 등을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한다. KT와 LG유플러스는 새해 초부터 동글 개발을 시작, 하반기부터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SK브로드밴드 또한 기술을 검토하고 있다.

Photo Image

◇망 자체 생존성 강화

망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서비스가 최대한 생존할 수 있도록 통신사 망 구조도 개선한다. 지난 10월 KT 통신장애 사태 때는 KT 망 내에 있는 라우터들을 연결하는 IS-IS 프로토콜이 안전장치 없이 전국을 연결하고 있었다. 이에 한 개 라우터의 잘못된 경로 업데이트가 전국 라우터에 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 코어망 일부 장비에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필터링을 활용해 계층 간 오류 확산을 막는다. 네트워크 주소 등 주고받는 정보를 사전 지정 해 라우팅 정보가 선택적으로 교환되도록 했다. 가입자망 라우팅을 독립적인 자율시스템으로 구성하거나 자동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지 않는 정적(스태틱) 라우팅을 사용해 지역별로 분리, 전국으로 확산되는 사태를 방지한다.

◇사전 예방에도 방점

통신 장애 자체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관리·감독 체계를 강화한다. KT 통신 장애 사태 당시에는 계획됐던 야간작업이 아닌 임의로 주간에 작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관리자 없이 협력업체 작업자들끼리만 라우팅 작업을 수행하는 등 관리 자체가 부실했던 점이 지적됐다.

이 같은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승인된 작업자, 장비, 작업시간만 허용토록 작업관리 중앙통제를 강화한다. 승인된 작업 외에는 시스템이 원천 차단한다. 모의시험체계를 활용해 코어망 전체 작업에 대한 사전검증 또한 진행한다. 이 같은 예방책에도 불구하고 장애가 발생했을 때 정부 주도하에 통신사가 빠르게 오류를 해결할 수 있도록 능동형 이상감지 시스템을 구축한다. 통신사 트래픽, 회선, 기지국, VOC 등 주요 장애 정보를 과기정통부가 신속하게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AI, SDN, 디지털트윈 등 신기술을 통신망에 적용해 망을 고도화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AI와 SDN을 활용하면 통신망이 스스로 오류를 조기 발견하고 관제센터에 알릴 수 있다. 향후에는 머신러닝 활용 등을 통한 자체 복구까지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 같은 기술을 선제 적용하기 위해 실제 통신망과 유사한 디지털트윈을 개발, 상용망을 대체해 사전 검증을 진행한다.

◇향후 보완 과제는

다양한 구조적, 기술적, 제도적 방안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과기정통부 주도 하에 통신사의 적극적인 투자를 통한 망 생존성 강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통신사가 망 이용대가 등을 통해 얻은 재원을 다시 자사 통신망에 재투자하는 등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제언이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은 “백업체계 구축과 망 구조 개선 등은 안전한 네트워크 구현의 의무가 있는 기간통신사업자가 책임지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무에 통신망을 이용하는 기업, 금융 및 공공기관들의 통신망 다중화를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3사 망을 동시에 활용함으로써 특정 통신사 망에 장애가 발생해도 서비스를 끊김없이 제공하고 자체적으로 이용자 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정부로부터 통신사로 이어지는 능동형 관리시스템을 통해 사고 자체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향후 궁극적으로는 백본망 다중화와 AI 등을 활용한 네트워크 고도화를 통해 망 자체의 생존성과 안정성을 강화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