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방, 3년째 매출 제자리…프롭테크 유니콘 열기 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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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국내 12번째 유니콘으로 선정된 직방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직방 매출은 3년째 정체돼 500억원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직방은 2018년에 414억원, 2019년 415억원, 2020년 458억원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 또한 2019년 영업손실 42억원에서 2020년 38억원으로 흑자전환했으나 이는 광고선전비를 241억원에서 176억원으로 줄인 영향이다.

현금성 자산도 빠르게 소진 중이다. 2019년 946억원이었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2020년 654억원으로 줄었다. 영업활동을 이어가기에는 충분하지만 인수합병(M&A)을 진행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소진되는 현금성 자산을 메꾸기 위해 대규모 투자 유치를 진행해야 하지만 직방은 온택트파트너스 중개사 모집 갈등, 메타버스 사업 성과 부진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메타버스 협업 툴인 '메타폴리스'를 해외로 판매하기 위해 해외법인 설립 논의가 진행됐으나, 결정이 지연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직방은 현재 3조~4조원 밸류로 투자 라운딩을 진행하고 있지만 시장 반응은 냉랭하다는 설명이다. 상장(IPO)을 준비하는 마켓컬리와는 상반된 분위기다. 컬리는 최근 홍콩계 사모펀드(PEF)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2500억원의 프리IPO 투자를 유치했다. 직방의 마지막 투자 유치는 2019년 6월 진행된 1600억원 규모 시리즈D 라운드다.

건설·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프롭테크 업체에 투자자와 소비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눈에 띄는 성과나 시장 혁신이 없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최근 직방이 손정의 비전펀드 투자 유치에 실패했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는 만큼 시장 열기와 투자자 관심이 급격하게 식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 산업 종사자와의 갈등도 직방을 발목 잡는 요소다. 온택트파트너스로 직접 중개를 하겠다는 직방과 공인중개사협회가 충돌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최근 공인중개사협회 신임 회장으로 당선된 이종혁 회장도 “플랫폼 사업자들의 난립으로 중개업 존립이 위협받고 있다”며 “중개업에 대한 플랫폼 규제를 시급하게 법제화 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이와 함께 삼성 SDS 홈IoT 부문 인수계약도 늦어지고 있다. 인수 가격, 인력 이동 등의 조건에서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협상 장기화에 따른 거래 무산 가능성도 떠오르고 있다.

직방 관계자는 “인수 협상이 좀 길어지고 있지만 무산 가능성은 확인이 불가하고, 비전펀드 관련해서도 사실 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또 “올해 개발자 채용으로 인건비가 많이 들어간 영향이 작용했지만 스타트업 치고는 현금성 자산이 많이 남아있는 편”이라며 “스타트업은 돈을 쌓아놓는 것보다 사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지혜기자 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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