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은 비트코인 거래의 통로라는 본연의 취지를 뛰어넘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술은 여전히 초기 단계로, 활용도를 높이고 적용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해결돼야 할 과제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오늘날의 스마트폰과 같이 블록체인 기술의 '대량 채택'이 일어나려면 블록체인의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다양한 생태계와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이 출현하고 있지만 블록체인 간 상호작용을 위한 표준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상호운용성이란 간단히 말해 두 블록체인이 서로 정보를 전송할 수 있는 능력이다. 블록체인마다 사용자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서비스가 다르기 때문에 블록체인 간 상호운용성의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
특정 블록체인에서 암호화폐를 거래하면서 랜딩(대출)은 다른 블록체인을 사용하길 원하는 사용자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만일 블록체인 간 정보 전송이 불가능하다면 해당 사용자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마다 로그인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상호운용성이 구현된다면 수많은 블록체인에 개별적으로 로그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상호운용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현재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이 그다지 편리하지 않다는 의미다. 블록체인이 워낙 다양해서 어떤 것을 선택할지 고민은 되겠지만 이 모든 것이 서로 연결돼 정보 공유가 가능해진다면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전 과정이 매우 간편해질 것이다.
또한 '소통 능력'은 특정 기술의 대량 채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블록체인 상호운용성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안드로이드폰과 아이폰이 서로 문자를 주고받을 수 없다고 생각해 보자. 다른 기종의 휴대폰을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문자를 보낼 수 없고, 따라서 연락처에 있는 사람 가운데 절반만 연락이 가능하다면 문자 메시지 기능이 지금처럼 널리 쓰이지 않았을 것이다. 상호운용성의 개선으로 서로 다른 블록체인 사용자 간 소통이 더욱 원활해진다면 궁극적으로 블록체인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이 강화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그렇다면 상호운용성을 성공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해결 과제는 무엇일까. 블록체인 상호운용성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실제 자산의 이동 여부와 시스템 간 일관성을 확인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또 하나는 블록체인 간 통화 및 자산 거래와 관련된 것이다. 서로 다른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크로스체인 송금, 크로스체인 스와프(swap), 크로스체인 거래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블록체인 상호운용성을 위한 표준을 세우기 위해서는 블록체인은 서로 분리되면 '볼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다른 블록체인에 실제로 자산이 존재한다는 것을 효과적으로 증명할 수 있고, 효율적으로 설계된 크로스체인 프로토콜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이러한 표준을 구성하는 규칙이 먼저 성립돼야 하는데 이용자의 상호 합의 아래 만들어진 규칙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개방형 프로토콜과 멀티체인 프레임워크는 블록체인의 상호운용성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블록체인 상호운용성은 하루아침에 이뤄지긴 어렵다. 그러나 더 많은 이용자를 블록체인 생태계로 유입하기 위해 반드시 개선해야 할 요소임에는 분명하다. 다양한 생태계 구성원들이 블록체인 상호운용성의 중요성을 깨닫고 서로 다른 환경의 시스템이 그 어떤 장벽 없이 상호작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구축된다면 블록체인의 대량 채택을 가속할 것이다. 이는 우리 일상에 근본적인 혁신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상화 베가엑스 대표 sang.lee@vegaxholding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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