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내 자산 한데 모아보니...금융생활 '정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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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API를 적용한 금융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시범서비스가 지난 1일부터 제공되고 있다. 이달 한 달 동안 마이데이터 사업자, 정보제공기관, 인증기관 등 마이데이터 참여 구성원 모두가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담금질에 주력하고 있다. 아직 완성형 서비스가 아닌 만큼 연결 금융기관 수가 서비스마다 제각각이고 보험 등 일부 업권 정보제공도 원활하지 않다.

현재 미완성이지만 12월 시범서비스 기간 주요 금융지주의 핵심 마이데이터 서비스와 사업 전략을 들여다보기는 충분하다. 은행을 중심으로 한 5대 금융지주의 핵심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비교 체험해봤다.

마이데이터는 오픈뱅킹처럼 흩어진 금융자산을 한데 모아 보는 것을 넘어 이를 분석·활용해 개인화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용자의 전체 금융자산 현황을 조회해 예금보다 투자상품 비중을 늘리도록 조언하거나, 신용카드 사용 정보를 바탕으로 소비 패턴을 분석해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대안을 제시한다. 연말정산 준비, 절세 팁, 다양한 연금상품 등 어렵기만 했던 분야도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준다.

국내 5대 은행은 그동안 쌓아올린 각자의 강점을 바탕으로 특색 있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만드는데 집중했다. 사용자 눈길과 손길을 사로잡을만한 대표 핵심 서비스 몇 가지를 살펴보면 회사별 마이데이터 서비스 차별점을 알 수 있다.

시중은행들은 기존 앱에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전진 배치하고 사용자 확보에 나섰다. KB마이데이터(KB국민은행), 머니버스(신한은행), 하나 합(하나은행), 우리마이데이터(우리은행), NH마이데이터(NH농협은행)를 모두 체험해봤다.

◇신한 머니버스·NH마이데이터, 금융일정 관리에 탁월

신한은행 머니버스는 매일 매일의 금융생활을 꼼꼼하게 점검해주는 것이 강점이다.

머니버스 특장점은 '캘린더' 기능이다. 다가오는 카드결제일과 금액 대비 현재 잔액이 얼마 부족하다는 알림까지 해준다. 평소 통장 잔고 관리에 소홀해 소액을 미납하던 실수를 방지해줄 똑똑한 관리자가 생긴 느낌을 준다.

아파트 청약, 공모주 청약 일정까지 설정해 메인 화면에서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세금·카드 납부일 챙기랴 청약 매물·일정 체크하랴 공모주 들여다보랴 여러 앱을 거칠 필요가 없다. 신한 쏠 하나로 똑똑한 금융비서를 장만했다는 신뢰감을 준다.

현재로서는 거의 유일하게 타사 금융상품도 신한 머니버스에서 추천해준다. 내 금융활동을 분석해 이를 기반으로 테마상품을 제시한다. 적금, 예금, 대출, 카드 등을 필요한 조건에 따라 보여준다. 신한금융 계열사 외에 타사 상품까지 노출해 비교가 편하다.

NH농협은행의 NH마이데이터는 '새는 돈 막아 누수는 NO, 철저한 관리로 신용은 UP'을 모토로 '누수노시뇽'을 키워드로 내건 이유가 서비스에 잘 드러난다.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저축·소비 진단, 한 달 소비 예산 설정, 목표 설정 등을 하면서 금융생활의 빈틈을 채울 수 있다.

우선 신한은행 머니버스만큼 강력한 '금융플래너' 서비스가 인상적이다. 고정적으로 지출하는 카드대금, 보험료, 통신료 등의 설정이 쉽다. 결제일이 다가오면 NH마이데이터 서비스 메인화면에서 알려준다. 지급결제 스케줄에 따라 결제부족액을 예측하고 잔액 충전까지 돕는다.

'연말정산컨설팅'은 신용·체크카드, 현금, 페이 등 소비현황을 그래프로 한눈에 보여줘 소비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조언한다. 절세를 위한 연금저축과 IRP 공제현황도 그래프로 보기 쉽게 제공한 점이 눈에 띈다.

◇금융생활 목표 관리, 여럿이서 재미있게

KB국민은행의 KB마이데이터는 곳곳에 흩어진 금융자산 대부분을 다 연결해 실제와 가장 근접하게 보여준다. 아직 시범서비스 기간이어서 모든 금융사가 아직 연결 기관을 추가하고 있지만 KB마이데이터는 전체 저축은행까지 충실하게 반영해 다양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맛볼 기반을 일찌감치 갖췄다.

KB마이데이터는 핵심 서비스 중 하나로 나와 비슷한 연령대의 다른 사용자 자산과 투자상품을 볼 수 있는 '머니크루'를 시범서비스하고 있다. 주식투자 종목뿐만 아니라 펀드 상품 등도 확인할 수 있다.

마이데이터와 연계한 전용상품 '마이(My)저금통' 서비스는 목표 챌린지에 참여하고 이를 저축과 재미있게 연계한 점이 눈에 띈다. 미흡한 연금 설계를 돕고 은퇴준비를 진단하는 등 사용자의 금융생활 고민이 단순히 고민에만 그치지 않도록 유도한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중 유일하게 관심 있는 부동산을 설정하면 시세변화를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보유 자금 대비 얼마가 더 필요한지 보여주고 대출이나 저축으로 이끈다. 보험, 캐피털, 카드 등 마이데이터 사업자인 KB금융 계열사와 연계한 강점이 톡톡히 발휘되는 대목이다.

이는 목표 달성 지원 자산관리 시뮬레이션 '이프유' 서비스에서 더 잘 드러난다. 현재 KB부동산 마이데이터와 연계해 내집마련 시뮬레이션을 선보이고 있다. 추후 카드, 보험 등과 연계하는 등 다양한 이프유 서비스를 마이데이터 킬러 콘텐츠로 선보일 예정이다.

현금·상품권·명품 등 다양한 자산을 등록할 수 있는 '마이(My)금고'는 현재 단순 등록 기능만 제공하지만 새해 1월부터 실시간 시세를 확인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연동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중고명품시세, 금 시세, 주요 커피 상품권 등까지 연동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의 하나 합은 체계적 자산관리가 돋보인다. 금융자산 데이터를 토대로 나도 몰랐던 내 자산관리 스타일 유형을 정의해주고 자산 포트폴리오를 점검해줘 흥미롭다. '나만의 맞춤Talk톡'은 현재 나에게 필요한 금융 서비스나 조언을 중심으로 보여준다. 매달 나가는 고정비, 보험금 청구, 외식비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여준다.

외환 분야 강점을 살려 다른 은행보다 환테크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새로운 투자에 도전할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환테크 챌린지 서비스는 해외여행, 해외주식 투자 등 해외 관련 버킷리스트를 설정하고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외화자산 적립을 돕는다. 낯설었던 외화 적립·투자가 친근하게 느껴지는 구성이 돋보인다.

하나금융그룹 핀테크 계열사 핀크의 '리얼리' 서비스도 하나원큐 앱에 등판했다. 리얼리(Real:Re)는 금융고수가 매수한 종목 등 투자 현황을 비롯해 소비 규모, 예·적금 등 금융생활을 한데 볼 수 있는 금융SNS 서비스다.

우리은행의 우리마이데이터는 금융자산을 통합 조회하고 이를 기반으로 금융생활 계획을 세우는 기능을 충실하게 구현한 점이 눈에 띈다.

우리마이데이터에 로그인하면 가장 먼저 내 소비생활을 분석한 화면이 노출된다. '당신은 카페 애호가-11월에 카페를 15번 방문했어요' 등 개인 금융생활에 따른 결과를 보여준다. 월별, 연령대 평균, 어느 부문에 소비가 가장 많았는지 등을 다양한 소비 카테고리를 제공한다. 사용자가 자주 쓰는 메뉴를 골라 배치할 수 있도록 메인 화면을 구성했다.

8가지 상황에 맞게 자산변화를 예측해주는 '미래의 나' 서비스는 다양한 시나리오에 따른 예측 결과를 제공한다. 휴직, 결혼, 출산, 자동차, 조기은퇴 등 이루고 싶은 계획을 달성하는 8가지 상황에 맞춰 자산을 예측해보고 조언을 얻을 수 있다.

우리은행은 재테크 고수 순위를 익명 랭킹으로 선보이는 '고수의 랭킹'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어떤 주식과 펀드에 투자하는지, 어떤 신용카드로 할인혜택을 받는지 보여준다.

5대 은행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기관 연결이 완전히 끝나지 않아 정확한 자산 진단을 내리기는 시기상조다. 하지만 소비패턴 진단과 연금진단 기능은 연말정산을 앞두고 상당히 유용했다. 특히 각 서비스 모두 다양한 연금상품에 따른 절세 효과를 쉽게 보여줘 사용자 눈높이에 맞추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막연하게 느껴지는 결혼, 출산, 자동차 구입, 내 집 장만, 노후대비, 은퇴자금, 조기은퇴 등 주요 생애주기를 미리 점검하고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해 흥미롭다.

다만 아직 전 금융권에 걸친 금융상품을 소개하는 기능은 부족해 아쉽다. 투자상품을 추천할 때 대부분 자사 예·적금이나 펀드가 위주다. 신한은행 머니버스가 유일하게 타사 금융상품을 노출하지만 아직 1금융권 중심으로 보인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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