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성장·전이 촉진하는 종양관련 대식세포로의 전환 메커니즘 밝혀
실험결과 암 성장·전이 현저히 감소하고, 생존율 높아진다는 결과 내놔
암의 성장과 전이를 촉진하는 핵심 조절 기전이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 암 성장과 전이를 막을 수 있는 표적 치료제 개발을 앞당기는 기술로 여겨진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구재형 뉴바이올로지전공 교수와 이병헌 경북대 의과대학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암 성장과 전이를 촉진하는 '종양관련 대식세포(TAM)'로의 전환에 대한 핵심 조절기전을 규명했다고 8일 밝혔다.
암 미세 환경에서 암세포를 제거하는 대식세포는 조건에 따라 원래 기능과 반대로 암 성장과 전이를 활성화시키는 변형된 기능을 하는 종양관련 대식세포로 전환하기도 한다. 이는 암 미세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젖산에 의해 유도된다는 것은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하지만 젖산이 대식세포와 어떻게 상호작용해 TAM으로 전환되는지에 관한 연구는 전무하다.
연구팀은 대식세포에서 발현하는 '이소성 후각수용체'를 선별해 해당 표적 후각수용체가 젖산과 상호작용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그 반응에 의해 대식세포가 TAM으로 전환한다는 것을 규명했다. 젖산이 대식세포와 상호작용하는 메커니즘을 밝힘으로써 암 성장과 전이를 낮추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미해결 과제로 남아있던 퍼즐이 맞춰진 셈이다.
실제로 표적 후각수용체가 유전적으로 결핍된 생쥐에 유방암 혹은 폐암세포 이식 시 유전적 결핍 생쥐는 야생생쥐에 비해 암 성장과 전이가 현저히 감소하고 생존율이 높아진다는 것도 증명했다. 연구 결과를 응용하면 젖산에 의해 TAM으로 전환하는 대식세포 분화기전을 차단해 TAM의 수를 줄임으로써 면역 활성도를 증가시켜 암 성장과 전이를 극복할 수 있다.
연구팀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현재 TAM으로의 전환 기전을 차단하는 항체치료제와 저분자 화합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연구 결과로 얻어진 이소성 후각수용체는 현 약물시장 표적의 30~40%를 차지하는 G-단백질 결합 수용체의 가장 큰 패밀리에 속하기 때문에 약물표적으로서의 가능성도 높다.
구재형 교수는 “대식세포가 암 미세 환경에서 발생하는 젖산을 인지해 TAM으로 전환하는데 이소성 후각수용체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 연구 핵심”이라며 “해당 과정의 표적 후각수용체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면 암 성장과 전이를 현저히 낮출 수 있는 치료제 개발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마우스표현형분석사업단(KMPC)과 국가선도연구센터(MRC)지원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지원을 받아 이뤄진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온라인 판에 소개됐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