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팹리스인 LX세미콘이 LG이노텍의 실리콘카바이드(SiC) 반도체 유무형 자산을 인수했다. SiC 반도체를 개발,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LX세미콘은 최근 SiC 반도체 소자 설비와 특허 자산 인수 계약을 완료했다. 두 회사는 5일 “인수금액은 밝힐 수 없지만 양수도 계약 체결은 맞다”고 확인했다. 이에 따라 LX세미콘이 자동차 반도체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SiC 개발 조직도 조만간 가동한다.
SiC 반도체를 개발한 업체는 많지 않다. 울프스피드, 온세미컨덕터 등 해외 기업과 국내 SK실트론과 예스파워테크닉스가 8인치 SiC 반도체 개발에 나섰다. LX세미콘은 동일 크기의 반도체 소재와 소자를 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SiC 반도체 소재로는 '에피 웨이퍼' 개발이 유력하다. 에피 웨이퍼는 전자 이동 속도가 높아 업그레이드된 SiC 웨이퍼로 꼽힌다.
LG이노텍의 SiC 반도체는 지난 2019년부터 국책 과제로 개발된 자산이다. LG이노텍은 SiC 소재인 웨이퍼와 소자를 LX세미콘에 양도하고 설비 등 자산을 이관하고 있다. SiC 반도체는 전기차, 5세대(5G) 이동통신 시장에 널리 쓰인다.
시장조사 업체 욜 디벨로프먼트에 따르면 SiC 반도체 시장 규모는 현재 1조1000억원에서 2030년 12조8000억원으로 확대된다. 전기차 등 자동차 전장 시장에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LX세미콘은 연 매출 1조원을 넘긴 국내 최대 반도체 설계 기업(팹리스)이다.
그러나 매출 대부분이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에 편중돼 있어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 LCD 시장 하락세가 가속화하면서 위기감이 커졌다. SiC 반도체 시장은 이 같은 리스크를 타개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LX세미콘 관계자는 LG이노텍 SiC 자산 인수 후 사업 계획과 관련해 “SiC 반도체 연구개발(R&D)을 위한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 실리콘카바이드(SiC) 반도체 시장 성장(자료=욜 디벨로프먼트)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