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선대위, 개문 발차에 펑크까지...김종인 필요성 더 커져

李 대표, 이틀째 당무 복귀 거부
尹 "합의점 찾아가겠다" 밝혀
내부 대립 구도 풀어가기 위해
김종인 전 위원장 필요성 커져

다음주 공식 출범식을 앞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선대위가 위기에 봉착했다. 이준석 당 대표와의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본격적인 개봉도 전에 타격부터 받은 모습이다. 정치권에서는 지금 상황을 타개할 방법으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영입 카드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30일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기습 칩거에 들어갔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일 부산에서 비공개 잠행에 나섰다. 이틀간 부산에서 정의화 전 국회의장을 만나고 장제원 의원 사무실을 방문하는 등 지방일정을 소화하면서도 당무 복귀 의사는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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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오전 장제원 의원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했다.

이 대표가 연일 공식일정 없이 잠행을 계속하면서 선대위 인선 관련 윤 후보와 신경전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영입과 이수정 경기대 교수 공동선대위원장 임명 반대의 입장을 내비쳤지만 모두 관철시키지 못했다. 여기에 선대위 인선 후 윤 후보의 첫 공식 지방일정이던 충청 방문에서 본인 참석 여부도 공유 받지 못했다.

윤 후보 측은 일단 기다리겠다는 반응이다. 윤 후보는 이날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을 찾은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휴대폰을 다 꺼놨다고 들었기에 무리해서 연락하는 것보다 부산에 있다고 하니까 생각도 정리하고 당무에 복귀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 대표의 행보 배경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후보는 “자세한 이유야 만나서 이야기 들어야 한다”며 “정당 내에서 의견 차이와 이런 문제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합의점을 찾아 나아가는게 민주적 정당”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은 이 대표의 당무 복귀 시점을 떠나 이번 사태 자체가 윤 후보 지지율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윤 후보의 지지율 속에는 올해 서울시장 보궐선거부터 전당대회를 치르는 동안 모인 이 대표 표가 상당 부분 있다는 평가다.

윤 후보가 판세를 잘 못 읽고 있다는 게 여당 측 평가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선대위 혁신에 나서면서 새로운 인물들을 강조하고 있는 것과 달리, 윤 후보 선대위는 참신함이 없이 도로 한국당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나아가 국민의힘 차원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에 대한 필요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선후보와 당 대표가 대립하는 현 구도를 풀어가려면 사실상 비상대책위원회 수준 조정이 필요하고 이를 맡을 만한 인물은 현재로선 김 전 위원장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검찰 출신들의 경우 사안에 확신을 갖고 본인 의지대로만 풀어가려는 경향이 많다. 윤 후보 역시 선대위 인사에서 본인 의지를 계속 고수해 나갈 것”이라며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은 앞으로도 계속 표면화 될 것이고, 이 대표가 이를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상황을 풀 수 있는 인물은 김종인 전 위원장 밖에 없어보인다”고 했다.

국민의힘 내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처음 겪어보는 일인 만큼 일단 말을 아끼고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다. 선대위 인선과 관련해서도 “대선후보가 결정하는 일”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며, 평가는 꺼리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처음 겪어보는 상황으로 일단은 이 대표의 행보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선대위 인선이야 대선후보가 정하는 것이니 평가의 대상은 아니지만, 지금 벌어지는 상황이 선대위 출범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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