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가 출범식에 임박해 위기를 극복했다. '당대표 패싱' 논란으로 비공개 지방 일정을 돌던 이준석 대표가 잠행을 마쳤고,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도 선대위에 최종 합류했다. 인선 관련 가장 큰 이슈가 한 번에 해결되면서 윤 후보 선출 한 달 만에 선대위 출범이 가능해졌다.
국민의힘은 6일 서울 올림픽 경기장 케이스포(KSPO)돔에서 선대위 출범식을 갖는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중심으로 김병준·이준석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홍보와 정책 분야를 뒷받침하고, 별도기구로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이 중도 외연을 확장하는 구조다.
윤 후보는 4일 이준석 대표와 부산서 함께한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6일 월요일이면 중앙 선거대책기구 출범식이 있다. 본격적인 90일 대장정이 시작된다”며 “이번 선거는 우리가 절대 져서도 안 되고 질 수도 없는 선거”라고 했다.
윤 후보는 선대위 인선 내홍을 극복하면서 본격적인 원팀 기조를 갖추는 분위기다. 4일 진행된 부산 선거운동에서는 이를 잘 보여줬다. 선대위 회의 직후 윤 후보, 이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가 함께 부산에서 첫 공동선거운동에 나서면서 언제 갈등이 있었냐는 듯,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윤 후보는 “30대 당대표와 대선을 치르게 된 것이 후보로서 큰 행운”이라며 “이 대표가 계획한 부분을 전적으로 수용해서 뛰라면 뛰고 가라면 갈 것”이라고 했다. 현장에는 부산을 지역구로 하는 국민의힘 이헌승·하태경·김도읍·안병길·정동만·황보승희 의원도 함께 했다.
선대위 구성에서 변화도 전망된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막판 합류로 금태섭, 윤희숙 전 의원 등 당초 예상됐던 '김종인계' 인사들도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원톱 체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중도 외연에 무게중심을 두며 지지 기반을 넓히는 셈이다. 금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출신으로 여야 상관없이 합리적인 비판의식을 가진 인물로 알려져 있다. 윤희숙 전 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하며 대선후보 경선도 중도포기 했지만, 보수진영에서 대체하기 힘든 경제전문가로 평가받아 왔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선대위에 김종인 위원장이 합류한 것을 두고 윤 후보의 무능함이 드러났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조승래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갈등 봉합 과정에서부터 윤 후보는 조연이었고, 김 위원장에게 선대위 주도권을 뺏긴 모양새”라며 “지난 한 달간 선대위를 비롯해 민주당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이재명 후보와 대비된다”고 했다.
한편 윤 후보는 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내일 선대위 출범식에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김병준·이준석 상임선대위원장, 그리고 동지들과 함께 단합된 힘을 보여드리겠다”며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많은 진통이 있었고, 불안과 걱정을 끼쳐드렸다. 자만하지 않고 더 낮은 자세로 선거운동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