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서울시, 자율주행 경진대회 개최
교통신호 잘지켜...V2V 통신 부재 한계도
1위 KAIST...2위 충북대·3위 인천대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전국 대학교가 기술력을 겨뤘다. 가상 환경에서 진행한 자율주행 경진대회 예선을 통과한 6개 대학이 공공도로에서 맞붙었다.
6대의 자율주행차가 교통신호를 지키며 안전히 주행했다.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C-ITS)를 통해 교통신호를 인지해 대응했다. 다만 사고 위험도 여러 차례 있었다. 상대 차량에 대한 진로를 예상하기 힘들어 경로가 꼬이는 모습이었다.
동일한 하드웨어(HW) 기반 차량으로 치러진 대회라는 점에서 소프트웨어(SW) 중요성도 부각됐다.
29일 현대차그룹과 서울시와 공동으로 개최한 '2021 자율주행 챌린지' 본선 현장 상암동을 찾았다.
23개 대학팀 중 예선을 통과한 곳은 계명대, 성균관대, 인천대, 인하대, 충북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니로EV'와 센서 등을 지원했고, 대학팀은 자율주행 기능 구현을 위한 SW 개발에 집중했다.
본선은 교통을 통제한 상암동 시범운행지구 내 총 4㎞ 구간에서 이뤄졌다. 비상 상황을 대비해 운전자와 평가자가 탑승했다. 제한시간 내 빨리 완주하더라도 법규위반 항목이 있다면 점수를 차감했다.
평가자는 △차량 회피 및 추월 △교차로 통과 △신호등·차선·제한속도·스쿨존 등 도심 교통법규 준수 여부를 평가했다.
자율주행차들은 교통신호를 정확히 지켰다. 서울시가 제공하는 C-ITS로부터 예상 교통신호를 받아 가·감속을 결정했다. 정지선 또는 앞차와의 간격이 필요 이상으로 넓긴 했다. 감점을 우려한 대학팀들의 설정 영향인 듯했다.
주행 중엔 다소 위험한 장면도 나왔다. 한 대학팀은 우회전 구간에서 앞차량 후미에 부딪힐 뻔했고, 직진 차선에서 지그재그 주행을 하는 대학팀 차량도 있었다. 급작스러운 차선 변경으로 후행 차량이 놀라는 모습도 카메라에 잡혔다.
각 대학팀의 차량은 각자 개발한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주행하고 교통신호를 정확히 인지했으나, 다른 차량의 움직임은 정확히 예측하지 못 해 허둥댔다. 차량 간 통신(V2V) 기능이 없어 움직임을 추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래차에서의 SW 중요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 동일한 하드웨어 사양에서도 차량마다 다른 움직임을 나타내서다. 카메라, 레이더뿐 아니라 라이다까지 탑재했지만 차선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대학팀 차량도 있었다.
경진대회 1위를 차지한 대학팀은 KAIST다. 안정적 주행에도 빠르게 결승선을 통과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2위는 충북대, 3위는 인천대다. 이어 인하대, 성균관대, 계명대 순이다.
박동일 현대차 부사장은 “경쟁의 순위보다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참가자들의 기량이 레벨업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자율주행 기술 분야에서 훌륭한 인재로 성장해달라”고 말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