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와 프랑스가 양국 간 협력 강화를 골자로 한 새로운 조약을 체결했다. 이른바 '퀴리날레 조약'에 따라 양국은 방위, 우주, 기술 등 분야에서 전방위로 협력하게 된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새 조약에 서명했다. 조약은 서명이 이뤄진 이탈리아 대통령 관저 이름을 따 퀴리날레 조약으로 명명됐다.
드라기 총리는 “이번 조약은 양국 관계의 역사적 순간”이라면서 “외교, 상업, 정치, 문화적 유대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궁극적으로는) 양국 관계 강화를 넘어 유럽 통합 절차를 가속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양국 협력 분야는 안보와 무역, 경제, 이민, 에너지, 기술, 연구, 문화 등을 아우른다. 조약을 근거로 양국 장관은 분기마다 내각회의에 상호 참석하게 된다. 이탈리아 장관이 프랑스 내각회의에 참석하고 프랑스 장관이 이탈리아 내각회의에 참석하는 식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보완할 유럽 방위 예산도 조약에 포함됐다. 드라기 총리는 “유럽은 주권을 보호하기 위해 국경을 어떻게 보호할지 알아야 한다”면서 실질적 방어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도체와 에너지 분야 투자 확대도 언급했다. 반도체는 최근 글로벌 공급망 대란으로 인해 각국 주요 과제로 부상했으며, 에너지는 지구온난화 속도를 늦추기 위한 지속 가능성 논의가 확대되는 추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조약과 관련해 유럽 내 양국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WSJ은 “EU 2위와 3위 국가 간 협력”이라면서 “EU 내에서의 힘의 균형을 독일에 비등한 수준으로 이동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오다인기자 ohda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