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이 제초병을 대신할 무인 자율주행 제초로봇을 처음 도입한다. 사람이 별도로 제어하지 않아도 스스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레벨4 완전 자율주행 기술 기반이다. 갑작스러운 우천과 폭설에도 고장나지 않도록 방수·방진 기능까지 갖춘다.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 안전사고를 줄이면서 인력 운용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군 제8전투비행단은 예산 8억5000만원을 들여 무인 자율주행 제초로봇 2대를 도입한다고 24일 밝혔다. 내년 11월 30일까지 2대 이상으로 구성된 무인 제초로봇 체계 1식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미 입찰 신청을 끝냈다. 사업자 선정만 남았다. 공군은 로봇 도입으로 군사지역 내에서 수행하는 제초작업을 무인화할 계획이다. 시범 도입 결과를 토대로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군 시설은 적 경계, 화재 피해 최소화 등을 위해 상시 제초가 필수 작업이다. 그동안 인력 중심 제초작업은 혹서기 열사병 발생 우려가 있었고, 제조 칼날과 이물질 충돌에 의한 안전사고 위험도 컸다.
제초로봇은 배터리 탈부착 형태의 전기 구동 방식으로, 경로를 수동 또는 자동 학습한다. 군집 자율주행 기능과 운용이 끝난 후에는 자동으로 충전 데크로 돌아가 충전하는 기능도 지원한다.
제초로봇 자율주행 기술 요구 수준은 완전 자율주행에 해당하는 레벨4다. 공군은 센서 성능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카메라·레이더뿐만 아니라 라이다까지 장착하는 형태가 유력하다. 나무, 배수로, 암석 등 다양한 장애물을 정확히 인식하고 회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1식 기준 제초 요구 성능은 하루 8시간 운영 시 20도 경사 이내 지역에서 1만㎡(약 3025평) 이상을 수행하는 수준이다. 군사지역 내 경사면이 많다는 점에서 최대 60도 경사 등판 능력도 필요하다. 무게는 60㎏ 이하를 충족해야 하지만 협의 후 방토벽 토사 손상이 없는 수준까지 높일 수 있다.제초작업 도중의 기상 변화를 고려해 방수·방진 성능(IP54 등급)도 갖춘다. 실시간 모니터링과 수동 제어를 위해 1㎞ 이내 무선 통신 기능도 탑재한다.
한편 자율주행 기술은 농업 분야에도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미국 카본 로보틱스는 나일론 끈, 칼날이 아니라 레이저로 잡초를 제거하는 무인 자율주행 자율주행 로봇을 개발했다. 레이저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빠른 속도로 작업을 수행한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