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산업 성장이 뚜렷하다. 한해를 다 채우지 않은 3분기 말 현재 매출 1조원을 넘은 곳이 줄을 잇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최초로 연 매출 3조원을 달성하는 기업도 탄생할 전망이다.
바이오산업은 기업의 성장만큼 국가 경제를 책임지는 한 축으로 올라서고 있다. 지난해 사상 처음 수출액 100억달러를 돌파하며 상위 10대 수출 품목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도 기세를 이어가 연간 수출액 사상 최대치 달성이 유력하다.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에 이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기 위한 예열을 시작했다.
이는 우리나라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이 세계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코로나19 진단키트와 함께 국내에서 위탁생산하는 백신 수출이 이뤄진 효과다. 한국은 어느덧 코로나19 백신 세계 공장으로 떠올랐다.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스푸트니크V에 이어 모더나 백신까지 국내에서 생산한다. 또 바이러스벡터·유전자재조합·메신저 리보핵산 방식 등 모든 방식의 백신이 한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한국의 바이오 기술력과 생산능력이 인정받아 해외 제약사 러브콜이 이어진 것이다.
그러나 축배를 들긴 이르다. 한국 바이오산업은 코로나19 펜데믹을 겪으며 성장했으나 한계도 명확히 봤다. 우리 기업 경쟁력이 아직은 글로벌 제약 회사 수준에는 미치고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대표 예다. 백신을 선제적으로 개발한 미국 화이자는 올해와 내년 백신 매출이 650억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76조원에 이를 전망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오래전부터 미래 먹거리로 바이오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시민들은 글로벌 바이오 시장의 엄청난 규모를 직접 눈으로 봤다. 나아가 국민 생활과 경제는 물론 국가안보와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긴호흡과 장기적 관점에서 국내 바이오산업이 탄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육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