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업계 긴 터널 끝 보인다…실적 회복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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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호텔 전경

국내 대기업이 운영하는 특급호텔이 하반기 들어 뚜렷한 실적 회복세를 거뒀다. 비상경영체제 가동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와 여행 업황 개선 덕분이다. 이달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시행으로 호텔업계에 가해졌던 영업 제한이 크게 완화하면서 연말 특수 기대감도 커졌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신라·신세계·SK 등 대기업 계열 호텔은 올 3분기 수익 개선에 성공했다. 조선호텔과 워커힐은 적자폭을 크게 줄였고, 신라호텔의 경우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호텔신라 호텔·레저사업부는 올 3분기 영업이익 9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작년 같은 기간 영업손실 56억원과 비교하면 뚜렷한 수익 개선이다. 매출은 2.4% 소폭 성장에 그쳤지만 순환 유급휴직과 운영 효율화 등 비용 절감에 집중한 덕분이다.

특히 방역지침에 따라 전체 객실의 3분의 2 이내로만 영업할 수 있어 객실점유율(OCC)이 줄었음에도 내실 경영을 통해 흑자를 거둘 수 있었다. 이는 무려 7개 분기만에 흑자전환이다. 신라호텔은 코로나19가 시작된 지난해 1분기 적자로 전환한 후 올해 2분기까지 영업손실을 봤다.

이마트 계열의 조선호텔앤드리조트와 SK네트웍스 워커힐도 하반기 들어 적자 규모를 크게 줄이는데 성공했다. 조선호텔은 3분기 영업손실 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자폭이 86억원 줄였다. 코로나19 영향에도 신규 사업장에 힘입어 매출도 크게 늘었다. 조선호텔 3분기 매출은 841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114% 증가했다.

워커힐 역시 3분기 영업손실 73억원으로, 지난해 104억원과 비교해 적자폭이 31억원 감소했다. 올해 들어 3분기 연속 손실을 줄였다. 전체 매출은 7.7% 줄었지만 임대 등을 제외한 호텔 사업 매출은 227억원에서 321억원으로 41.4% 증가했다. 회사 측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영향이 일부 있었지만 고정비 절감 등 적자폭 축소 노력의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4분기에도 실적 개선 기대감이 크다. 11월부터 식음업장 인원 및 영업시간 제한이 완화되고 호텔 객실 예약 제한도 해제되면서 정상영업이 가능해졌다. 늘어난 호텔 숙박 수요에 따라 객실평균단가(ADR) 상승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수도권에서 10명까지 사적모임이 가능해진 덕분에 연말 송년회 시즌을 맞아 호텔 뷔페식당 예약도 크게 늘었다. 신라호텔은 지난해 연말에는 좌석 300석 중 67%만 운영했지만 올해는 80%를 운영할 방침이다. 특급호텔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식음업장과 연회 등 부대시설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개실 매출과 비슷한 수준인 만큼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실제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내 그랜드 하얏트 제주는 지난달 첫 월간 흑자를 달성했다. 호텔 식음료 부문에서 매출 29억원을 기록, 1분기 평균 매출액 대비 약 50% 증가한 것이 흑자 전환에 크게 기여했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위드코로나로 모든 객실 가동과 함께 단체 관광 및 기업 행사 수요가 급증했다”면서 “영업시간 제한이 풀리면서 식음료 부문에서 매출이 급증, 호텔 실적이 빠르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