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이 자국 정부가 한국을 상대로 단행한 3대 품목 수출규제가 역효과를 내고 있다며 깊게 우려했다.
일본 화학공업신문은 지난 9일 자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 관련 정책을 지적하는 사설을 게재했다. 화학공업신문은 13만명 독자를 보유한 80년 업력 산업 전문지다.
신문은 “공급망 차단으로 위기감이 높아지며 한국에서 반도체 소·부·장 국산화가 진행중”이라면서 “일본 정부 수출규제가 이를 가속화시킨 방아쇠가 된 것이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지난 2019년 7월 우리나라를 상대로 불화수소, 불화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를 개별 수출허가 품목으로 단행하는 기습 수출규제를 단행했다. 반도체 산업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 소재 수출을 막아 경제적 타격을 입히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소·부·장 경쟁력 강화 대책'을 내놓으며 즉각 대응한 것은 물론 민간 기업들이 공급망 다변화와 핵심 소재 국산화에 적극 힘을 보태며 위기를 넘겼다. 오히려 한국 반도체 기업에 소재·부품을 공급하는 일본 기업들의 수출길이 막히면서 자승자박이 됐다.
일본 한 반도체 소재 업체 관계자는 화학공업신문에 “수출규제 때문에 해외 국가가 일본 기술 수준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기간이 10년은 단축됐다”고 토로했다.
또 한국의 불화수소 대일 수입액이 불과 2년만에 크게 감소한 것은 한국 기업의 생산능력 확대와 대중국 수입 증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일본 기업을 퇴직한 기술자들이 해외로 향하면서 경쟁국들 기술력이 빠르게 일본을 따라잡고 있다”면서 “일본 정부가 이처럼 핵심기술이 해외로 유출되고 있는 불편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