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데이터로 본 배달 플랫폼…"입점업체, 매출 33% 증가"

KDI, 신한카드 데이터로 배달앱 입점업체 매출 실증분석
상위권 업체 '성장 독식'…검색 알고리즘 개선 제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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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카페 등이 밀집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 부근에서 한 라이더가 배달을 하기 위해 골목길을 지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배달앱 사용이 급증한 가운데 배달앱 입점 업체 매출이 배달앱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 3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이공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신한카드에서 제공한 '2020년 전국 외식업체의 월별 매출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온디맨드 플랫폼 시장에서의 입점업체 매출분포 변화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이번 분석에는 총 86만6591개 외식업체의 816만9989개 월별 매출 자료가 사용됐다. 이번 연구는 KDI와 신한카드가 맺은 데이터 기반 국가정책연구 업무협약(MOU)의 첫 성과다.

특히 매출액 하위 업체들이 배달앱을 사용할 경우 매출 증가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예를 들어 1분위에 속하는 한식업 외식업체는 배달앱 사용으로 110.9% 매출 증대를 기대할 수 있었다. 반면에 7분위 업체 매출 증가율은 19.1%로 나타났다.

또한 배달앱 입점 외식업체들을 매출액 기준으로 10분위로 나눴을 때 상위 분위로 올라갈 확률은 평균적으로 6.7% 높고, 낮은 분위로 내려갈 확률도 8.7% 낮았다. 이같은 상위 분위로의 이동 및 하위 분위로의 탈락 방어 효과는 낮은 분위에서 두드러졌다.

이 연구위원은 ”배달앱 서비스는 소비자 효용을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거래의 활성화를 가져온다“며 “입점업체에 매출 증대 효과를 가져오고 매출이 적은 소규모 외식업체일수록 크기 때문에 영세업체가 배달앱을 적극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매출 신장률은 하위 업체들이 높았지만 배달앱으로 인한 성장의 절대 규모는 상위권 업체들에게 돌아갔다. 배달앱을 쓰는 업체들만 비교하면 매출 상위 업체들은 배달앱 성장의 과실을 독식했다.

이에 따라 플랫폼을 통한 매출은 전체 식당 매출 대비 불평등도가 크게 나타났다. 배달앱에 의한 매출 지니계수는 식당 매출 대비 23.5% 높았다. 지니계수는 높을수록 불평등도가 크다는 의미다. 특히 지니계수는 배달앱의 비중이 높아지거나 성장률이 가파를수록, 그리고 많은 업체들이 배달앱 플랫폼을 사용할수록 커졌다. 이는 시장에서 배달앱 수요가 크게 발생하면 상위 업체로의 주문쏠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연구위원은 “배달앱 플랫폼의 수수료 체계가 상위 업체들에 유리하게 설계된 것에도 불평등의 원인이 있다”며 “정률제 수수료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유리하고 일부 업체들이 배달앱 화면 노출에서 지나치게 유리하지 않도록 검색 알고리즘을 보완하는 게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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