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잉이 정부로부터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사업허가를 획득했다. 항공우주 분야 전문기업으로서 기내 무선인터넷과 도심항공교통(UAM) 시장에 대비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보잉의 위성 구축·배치·운영 신청을 승인했다.
FCC 승인은 보잉이 2016년 최초 위성통신 계획을 제출한 이후 5년 만이다. 보잉은 132개저궤도(LEO) 통신위성과 15개 비(非) 정지궤도 위성을 혼합해 V-대역(40~75㎓)을 통신·위성궤도 용도로 사용하는 계획을 신청했다. FCC는 기술성을 검토하느라 시간을 소요했지만 최근 스페이스엑스와 원웹 등이 위성통신 상용화에 속도를 내는 경쟁 상황을 고려해 승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FCC 승인에 따라 보잉은 구체적인 발사계획 등을 수립해 미국과 세계의 주거·상업공간, 공공기관, 정부·전문 이용자에게 위성을 이용한 광대역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항공우주 기업으로서 일반 항공기는 물론이고 미래 산업으로 준비하는 UAM의 인터넷 서비스는 물론이고 관제·제어 기술에도 위성통신을 활용할 전망이다.
저궤도 통신위성은 지구와 가장 근접한 고도인 500~1500㎞ 상공에서 기존 이동통신의 공간제약을 초월해 10ms(0.01초) 급으로 적은 지연시간을 제공해 항공기와 선박 등 이동체 제어에 적합하다. 보잉으로서는 자체 통신위성을 이용해 향후 상용화할 다양한 비행체에 통신기능을 옵션으로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잉은 통신서비스와는 무관한 기업이지만 상업용 위성 분야에서 세계최고 수준 기술력을 보유한 경쟁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통신 분야에도 직·간접적으로 진출을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잉의 시장 진출로 미국 민간 위성 통신시장 경쟁은 가열될 전망이다. 스페이스엑스와 아마존, 원웹은 600여개~최대 1만개 위성을 자체 운영할 계획을 수립했다. 보잉은 위성망 간 연결을 통해 커버리지를 확장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판단 하에 경쟁사에 위성망 연결을 제안할 계획이지만 경쟁사가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보잉은 “저궤도와 비 정지궤도 등 복합 활용을 통한 다중 궤도 활용에서 위성통신의 미래를 보고 있다”며 “V-대역 활용범위를 확장하고 기본 기술을 성숙시키는 작업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