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도메인 점유율 1위 기업 가비아는 최근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Meta)로 바꾸면서 'Meta' 관련 도메인 조회·등록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지난 1일 가비아 도메인 검색 트래픽이 전주 평균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고 'Meta'가 결합된 도메인만 하루 3500여 건 등록된 것으로 파악됐다. 대부분 기업 이름이나 일반 명사에 'Meta'를 결합된 도메인 이름이었다. .kr, .shop, .biz처럼 다양한 TLD 종류의 도메인이 등록되었다.
또 일반 .KR 도메인 등록 수도 전주 평균 대비 3배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이같은 현상은 도메인 선점 후 매매를 통한 수익 창출을 기대하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도메인을 등록해 두었다가 해당 도메인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비싸게 팔아 차익을 얻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도메인은 '선점'하는 방식이다. 도메인을 먼저 등록한 사람에게 도메인 소유권이 부여된다. 하지만 소유권이 영원하지는 않다. 도메인을 등록할 때 얼마 동안 도메인을 쓸 것인지 '기간'을 정하기 때문이다. 소유권자가 도메인 기간을 연장하지 않는다면 만기일 이후에 누구나 해당 도메인을 등록해 선점할 수 있다.
만약 원하는 도메인을 누군가 이미 선점하고 있다면 협상을 통해 도메인 소유권을 살 수 있다. 얼마에 협상하느냐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페이스북 사명 변경과 함께 도메인에 뜨거운 관심이 쏠린 까닭도 이 때문이다. 페이스북처럼 거대 기업에서 도메인 소유권을 원하는 경우 천문학적인 가격으로 협상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Meta' 상표권을 소유하고 있던 재미교포 2세가 페이스북에 해당 상표권을 약 400억 원에 팔았다는 내용이 보도되면서 'Meta' 관련 도메인에 관심이 더욱 집중되었다.
도메인 선점으로 수익을 실현하는 일은 비단 최근의 현상은 아니다. 가장 유명한 사례로는 1999년의 '미국 엑손모빌 사건'이 있다. 당시 미국의 최대 석유 회사 '엑손'과 '모빌'의 합병 소식을 들은 한국인 청년이 재빠르게 도메인을 선점한 후 거액에 팔아 화제가 된 바 있다.
도메인은 일종의 투자처로서 지금도 매매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아울러 최근 온라인 비즈니스의 확산으로 사이트 구축이 증가하면서 도메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우희문 가비아 이사는 “최근 개인 투자 열풍이 부는 가운데 도메인을 통한 수익 실현의 기대감이 도메인 등록 트래픽의 급증으로 나타난 것 같다”면서 “기업 입장에서도 자사와 관련된 도메인들을 미리 선점해 불필요한 협상 이슈가 생기지 않도록 적극 방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