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품은 이마트, e커머스 강자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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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이베이코리아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공정거래위원회 승인을 받았다. 신세계그룹은 이베이코리아를 품으면서 단숨에 국내 e커머스 시장 2위 사업자로 올라섰다. 신세계는 온·오프라인 유통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전방위 에코시스템 구축과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한다.

공정위는 지난 29일 온라인쇼핑 시장에 미치는 경쟁제한 우려가 적다고 판단해 이마트와 이베이코리아 결합을 최종 승인했다. 이마트는 미국 이베이 본사와 대금 납부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해 연내 모든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현금성 자산과 회사채 발행, 본사 사옥 매각 대금 등을 활용해 이베이코리아 지분 80%를 약 3조4404억원에 인수한다. 향후 이베이코리아 법인명도 변경한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신세계그룹은 거래액 규모가 50조원을 넘어서는 온·오프라인 통합 국내 최대 유통기업으로 도약한다. e커머스 거래액만 SSG닷컴 4조원과 이베이코리아 20조원을 합쳐 24조원 규모에 달한다. 경쟁이 치열한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점유율 15%를 확보, 네이버쇼핑(17%), 쿠팡(13%)과 함께 3강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거래가 사업 체질을 오프라인에서 디지털로 전환하는 변곡점으로 기대했다. 그룹 전체 거래액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약 15%에서 50%까지 커지면서 사업의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간다.

당분간 SSG닷컴과 이베이코리아는 별도 플랫폼으로 운영된다. SSG닷컴의 경우 최근 상장 주관사 선정을 마치고 내년 상반기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일단 G마켓 옥션의 강점을 최대로 끌어올리고 인력을 유지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향후에는 상품과 물류, 간편결제 등 온라인 사업 전 영역에서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화학적 결합에 속도를 낸다.

SSG닷컴은 신선식품 장보기에 경쟁력이 있고 이베이코리아는 오픈마켓 기반의 비식품에 역량을 갖췄다. 양사는 데이터 결합과 통합 매입, 물류 투자 효율 강화로 '완성형 e커머스 모델'을 구축한다. 이를 위해 온라인 물류 풀필먼트에 향후 4년간 1조원을 투자한다는 청사진을 세웠다. 이베이코리아의 대규모 물량이 더해지면 물류센터 가동률이 높아져 투자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G마켓 장보기 카테고리에 이마트몰이 입점할 수도 있다. SSG닷컴 이마트몰은 앞서 지분 제휴를 맺은 네이버 장보기에도 입점했다. 공정위는 “이베이코리아 오픈마켓 장보기 카테고리에 이마트몰 서비스가 입점할 경우 수직결합이 발생하지만 네이버쇼핑·11번가 등 장보기 카테고리를 개설한 대체 오픈마켓도 다수 존재해 경쟁 사업자 판매선을 봉쇄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고객의 장보기 수요를 흡수할 전망이다.

G마켓·옥션의 30만에 달하는 입점 업체와 2억개가 넘는 취급 상품, 고객 데이터베이스(DB)도 핵심 자산이다. 여기에 이베이코리아의 400명이 넘는 숙련된 정보기술(IT) 개발자 인력도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사업 규모와 성장을 가속화하는 촉매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는 그룹 디지털 전환에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번 인수로 언제 어디서나 모든 고객과 만날 수 있는 전방위 온·오프라인 생태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