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빠르고 급격하게 변화하는 물류 환경 속에서 향후 10년간 물류산업 발전을 위한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이 일상화됨에 따라 물류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디지털 전환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제5차 국가물류기본계획(2021~2030년)'을 확정하고 '스마트물류' 성장을 통한 '글로벌 물류 선도국가 도약'이라는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2030년까지 물류산업 매출액을 91조9000억원에서 140조원으로 확대하고 IT 활용지수를 39.6에서 66.1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입니다. 물류 경쟁력지수는 25위에서 10위권으로 끌어올리고 물류 분야 일자리를 64만5000명에서 97만명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제시했습니다. 글로벌 물류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핵심 역할을 할 '스마트물류'가 무엇이고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가늠해보겠습니다.
Q:스마트물류란 무엇인가요.
A:'운송-하역-보관-분류-포장-배송' 등 물류처리 전과정을 자동화, 정보화, 지능화하는 것을 말합니다. 스마트물류는 한국판 뉴딜 중 '디지털 뉴딜'에 해당하는 국가 정책이기도 합니다. 모든 물류 기업이 스마트물류시스템에 관심을 갖고 추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글로벌 대기업은 자금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스마트물류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구축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 물류기업은 대부분 중소기업이 많아 막대한 투자비용과 긴 투자 회수기간 그리고 낮은 기술력으로 어려움이 많습니다. 최근에는 물류 중심이 음식 배달, 생필품 배달 등 '생활물류'로 전환되면서 스마트물류시스템 구축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수도권 대형 e커머스 스마트 물류단지 구성' 프로젝트에는 수도권에 첨단물류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 담겨 있습니다. 아무래도 한국은 수도권에서 수요가 큰 만큼, 스마트물류센터를 통해 더 빠르고 효율적인 물류시스템이 완성될 것입니다.
Q:배달의민족이나 쿠팡 같은 배달서비스는 물류산업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A:물류는 크게 항만·공항을 통해 수출입을 하는 '퍼스트마일', 기업 간 화물운송을 하는 '미들마일', 최종 소비자에 화물을 배송하는 '라스트마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음식 배달도 많이 하고 택배로 물건을 많이 구매하는데 이것은 '라스트마일' 영역에 해당합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같은 음식 배달은 한집에 한 건만 배달하는 단건 배달로 짜장면이 불지 않은 채 고객 문 앞에 도착할 수 있도록 배송 속도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쿠팡, 마켓컬리 등 전자상거래(e커머스) 업체들도 주문하면 하루만에 물건을 배송하는 로켓배송, 샛별배송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이처럼 최근 라스트마일 배송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일상이 되면서 사람들의 소비 패턴도 배달 중심으로 변했기 때문입니다. 또 구독경제, 라이브커머스 등 기존에 없던 새로운 소비문화가 등장하며 유통·물류 시장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Q:우리나라 물류 경쟁력은 세계 무대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나요.
A:한국은 수출주도형 경제성장을 해온 만큼 대외 물류산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히 큽니다. 때문에 글로벌 물류강국을 국가적 정책과제로 육성되고 있습니다. 그 결과 2019년 기준 인천공항은 276만톤 물동량을 처리하며 세계 3위를 차지했습니다. 부산항은 2199TEU를 처리해 세계 6위를 기록했습니다. 물류전문 스타트업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 물류산업은 큰 성과를 거두고 있음에도 여전히 개선해야 할 과제는 많습니다. 일자리 측면에서 양적으로 확대했지만 상당수 인력이 전문성이 낮고 고령화에 직면했습니다. 주먹구구식 아날로그적인 업무 관행이 여전합니다. 경쟁력이 부족해 영세한 기업들도 많이 있습니다. 또 도심 생활물류 인프라가 부족해 서비스 품질이 낮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다변화하지 못하고 있어 경제성장 차원에서 시급히 해결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Q:스마트물류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A:먼저 드론, 배달로봇, 자율주행화물차와 같은 '목적형 자율주행 이동수단' 기술을 연동시켜 스마트배달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물류센터에서는 화물 입고, 보관, 풀필먼트, 출고 등 화물처리 전 과정을 지능화, 자동화하는 '스마트물류센터' 기술이 필요합니다. 디지털화된 물류정보를 활용해 계약, 입고, 재고관리, 출고, 배송, 반품, 회수 등을 종합 관리하는 '물류정보 통합플랫폼'도 필요합니다. 자율운항선박도 상용화하고 스마트 항만을 확산해 국제화물운송도 고도화해야 합니다. 나아가 스마트 시티, 스마트 팩토리와도 연결될 수 있어야 합니다. 정보통신기술(ICT) 인력도 양성돼야 합니다. 2030년 '글로벌 물류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미국, 영국, 네덜란드, 싱가포르 등 물류 선진국의 경험과 노하우도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스마트물류시스템에서는 후발주자입니다. 그러나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고 ICT 기술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다양한 디지털 전환 사업을 시도해 앞서고 있는 물류 선진국을 뛰어넘을 잠재력이 충분합니다.
주최:전자신문 후원:교육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
[관련도서]
◇'나는 커피를 마실 때 물류를 함께 마신다' 이성우 지음, 바다위의정원 펴냄.
커피가 어떻게 식탁, 회의실, 커피숍으로 와서 우리를 풍요롭게 해주는지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더구나 그 주인공이 물류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더더욱 없다. 커피 브랜드는 케냐인데, 원산지는 미국 혹은 일본이라고 적힌 라벨을 보면 '이게 뭐지?' 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커피가 태어난 곳은 케냐인데, 어떻게 원산지가 미국이 될 수 있을까? 그 이면에는 커피가 물류를 통해 재탄생되는 이야기가 숨어 있다.
◇'물류는 세계사를 어떻게 바꾸었는가' 다마카 도시아키 지음, 시그마북스 펴냄.
'물류 시스템 안에 세계사의 흐름을 좌지우지하는 열쇠가 숨어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이런 의문에서 시작됐다. 초기 물물교환 수준에서 벗어나 가본 적도 없는 나라의 상품을 집에서 편히 받아볼 수 있을 정도로 세계 물류가 발달한 지금, 세계화를 연구하는 일은 물류 시스템의 발달을 연구하는 일과 맥을 같이한다고 보는 것이다. 권력 이동과도 같은 물류 흐름을 통해 세계화가 진전된 과정을 바라보게 한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