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원 투자 월 7000만원 수익 홍보
거래화면 조작...투자금 늘면 잠적
사업자등록증·원금보장서 등 위조
동일 조직 운영 추정...피해 급증
제도권 가상자산거래소가 4곳으로 좁혀진 상황에서 투자자 자금을 노리는 불법 가상자산거래소 집단이 난립하고 있다. 유명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후오비를 사칭해 자금을 모집한 업체가 나타나 주의가 요망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불법 가상자산거래소 '후오비플러스'에 가상자산 투자 목적으로 자금을 입금했다가 투자금을 몽땅 날렸다는 피해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카카오톡 등지에서 오픈채팅방을 활용해 인공지능(AI) 로보어드바이저로 가상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낸다고 고액 입금을 유도하는 수법을 썼다. 2억원을 투자하면 한 달에 7000만원 수익을 낼 수 있다며 대리매매를 맡기라고 부추겼다. 이후 조작된 가상자산 거래 화면을 통해 수익 발생하는 것처럼 오인시켜 더 큰 자금을 입금하도록 한 후, 투자금이 늘어나면 출금을 거부하고 홈페이지를 폐쇄하고 잠적하는 방식을 반복했다. 수법의 유사함을 고려할 때 '비트라인24' 등 또 다른 불법 가상자산거래소와 동일한 조직이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 정상 영업 중인 가상자산거래소를 사칭하기 위해 조작된 사업자 등록증도 활용됐다. 후오비코리아의 사업자 등록증을 위조, 법인명만 바꾼 형태로 투자자들에게 보여주는 방식으로 기만해 자금을 모집했다. 이들이 퍼나른 위조 사업자 등록증에는 사업자번호, 대표명, 사업장 소재지까지 모두 후오비코리아의 것을 그대로 썼다.
후오비는 바이낸스와 함께 가장 유명한 중국계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다. 홍콩, 싱가포르, 일본 등 세계 각지에 지사를 두고 있으며 한국에는 2018년 3월 후오비코리아를 설립했다. 국내에 정식 등록된 후오비 지사는 후오비코리아(주식회사 후오비)가 유일하다.
뿐만 아니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등록된 후오비코리아의 개인정보관리체계(ISMS) 인증 확인서를 보여줌으로써 투자자들을 안심시켰고, SGI서울보증이 발행했다며 '원금 안심보장증서'를 위조하는 일도 서슴치 않았다. 원금 손실이 발생할 경우 손실 금액을 배상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이 역시 위조된 문서다.
업체 홈페이지에는 후오비코리아가 배포한 보도자료나 후오비벤처스, 후오비체인 관련 내용이 담긴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회사 연락처나 소재지 등은 표시하지 않았으며 사업자 소재지는 홍콩으로 표시했다.
후오비코리아 관계자는 “후오비플러스는 후오비주식회사와 아무 관련이 없는 회사이며, 악용되고 있는 사업자 등록증 등은 위조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잠재적 고객에게 미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지 등으로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