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내 14개 산업 중 이차전지와 화학·정유 등 일부 소재류를 제외한 나머지 산업의 경기 사이클이 하강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올해 선전한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요 제조산업이 선진국 회복세 둔화와 공급망 차질 지연 등으로 전반적인 성장세가 둔화한다는 분석이다. 위드코로나 전환으로 내수·서비스 업황은 개선이 예상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소장 정중호)는 27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산업 전망'을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특수로 호실적을 기록한 IT, 자동차 등 최종재 제조업의 경기 사이클이 내년에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급망 차질, 중국 경기둔화 리스크, 수급 불균형에 따른 원자재 가격 부담이 내년 초까지 지속될 우려가 있어 국내 주요 산업 회복세를 끌어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각 산업 부문별로 보면 IT산업군의 경우 반도체는 경기가 둔화될 전망이나 파운드리가 시장을 견인해 10%대 성장세와 높은 수익성을 유지한다고 전망했다. 디스플레이는 LCD 가격 하락과 코로나19 특수 소멸로 생산과 수출액 모두 감소해 다소 부진하다고 예상했다.
신석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전장과 전력용 반도체는 수급차질이 지속돼 품귀 현상이 지속하겠으나 메모리는 수요 둔화와 설비 증설 영향으로 가격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계 산업군 내 자동차의 경우 친환경차 수요가 지속되지만 반도체 공급부족으로 생산차질이 지속하고 선진국 회복 모멘텀이 둔화해 생산과 수출 모두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선은 LNG, 친환경 선박 중심으로 신조 발주가 증가하고 고부가선박 수주량이 증가해 경기사이클이 회복하고 있다. 이에 비해 저가수주물량 인도 등으로 매출과 이익은 감소한다고 예상했다.
상대적으로 호조가 예상되는 화학·정유, 철강 등 소재 산업군은 제품가격 상승 수혜가 사라지지만 전방 수요 개선으로 양호한 성장세를 유지한다고 전망했다.
다만 안혜영 연구원은 “섬유, 의류 등 전방 수요가 증가하지만 내년 하반기부터 중국 등 아시아 신증설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어서 공급 과잉 우려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위드코로나 전환으로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소비심리가 개선되면서 내수·서비스업은 업황은 개선될 전망이다. 유통·음식료의 경우 외출 관련 품목 소비가 늘면서 양호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외식이 증가해 B2B 소재식품과 주류 수요가 회복할 전망이다. 건강관리를 위한 건강기능식품, 편의성과 가성비를 갖춘 가정간편식(HMR)은 견조한 수요를 지속할 전망이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