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라방' 본격 키운다…직매입 넘어 오픈마켓 상품 확대

쿠팡라이브 10개월간 시범운영 마쳐
직매입 위주 탈피...판매 품목도 늘려
네이버·카카오·배민 등과 경쟁 대비
개발 책임자 선임 등 인력·시스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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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라이브

쿠팡이 라이브커머스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낸다. 기존 직매입 상품 위주로 방송한 라이브 판매를 오픈마켓 영역까지 확대한다. 방송 판매 품목도 뷰티 카테고리를 넘어 가전과 생필품 등으로 구색을 넓힌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 플랫폼이 선점한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올해 초 시범 운영에 나선 라이브커머스 서비스 '쿠팡라이브'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 우선 쿠팡라이브 방송 판매 품목을 직매입 중심에서 오픈마켓 입점업체 상품까지 넓힌다. 기존에는 화장품 뷰티 카테고리 중심의 직매입 상품 위주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해왔다. 판매 품목도 화장품 등 뷰티 관련 2000~3000여개 상품으로 한정됐다.

쿠팡은 약 10개월간 시범 운영을 통해 라이브커머스 사업이 성장 궤도에 올랐다고 판단하고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오픈마켓 입점 상품도 라이브 방송으로 판매한다. 판매 카테고리도 뷰티를 넘어 가전과 건강기능식품, 공산품 등으로 확장한다. 마켓플레이스 영역까지 라방이 확대되면서 쿠팡 라이브는 빠르게 몸집을 키울 수 있게 됐다.

라이브 방송 판매를 담당하는 크리에이터도 오픈마켓 입점 판매자의 다양한 상품을 다루게 되면서 더 많은 수익 창출을 꾀할 수 있다. 쿠팡라이브는 누구나 일정 요건만 갖추면 크리에이터로 등록해 상품을 소개하고 수수료 수익을 챙길 수 있는 개방형 라이브커머스다. 쿠팡은 크리에이터에게 방송 매출의 5%를 커미션으로 제공한다.

쿠팡은 쿠팡라이브의 본격적인 사업 확대를 위한 인력과 시스템도 강화했다. 우선 라이브커머스 크리에이터 개발 책임자를 새로 선임한다. 라이브커머스 크리에이터를 발굴과 콘텐츠 기획, 판매데이터 분석을 총괄하는 역할이다. 중개 플랫폼인 오픈마켓으로 영역을 넓히는 만큼 방송 정책 위반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모니터링팀도 지금보다 규모를 더 키운다. 앞서 쿠팡은 잠실 본사에 라이브커머스 전용 스튜디오도 10개 이상 구축했다.

쿠팡의 본격적 사업 확장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000억원이던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는 올해 2조8000억원, 내년 6조2000억원, 2023년에는 1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앞서 있는 곳은 네이버다. 포털 고객과 플랫폼 인프라를 활용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렸다. 올 3분기에도 네이버 쇼핑라이브 거래액은 작년 동기대비 13배 증가했다. 100만뷰 이상의 초대형 라이브와 분기 매출 100억원 브랜드도 등장했다. 네이버뿐 아니라 카카오와 배달의민족,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도 라방 플랫폼을 구축하고 시장을 키우고 있다. 홈쇼핑 업체들도 TV홈쇼핑 대신 모바일 라이브를 강화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이제 막 형성되기 시작한 단계지만 네이버가 낮은 수수료율과 스마트스토어 연계를 앞세워 주도권을 가져가는 추세”라며 “쿠팡도 수개월간 진행한 AB테스트를 마치고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선 만큼 내년에도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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