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아프리카에서 한국 제품 인지도는 전통적으로 미국·유럽·일본 제품보다 낮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 가전제품 자동차 등 한국 대기업 제품이 선전하고, BTS와 오징어게임으로 대표되는 K-콘텐츠가 약진하면서 K-소비재 수요가 지속 상승하고 있습니다.”
양기모 KOTRA 중동지역본부장은 수출 타깃을 고심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이 중동 소비재 시장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중동에서 한국처럼 비대면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소비재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 등 중동 주요국들이 석유·가스 중심 경제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해 신시장 육성에 나서고 있는 것도 우리 기업에는 유리한 조건이다.
양 본부장은 “사우디, UAE 등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를 중심으로 자국산 구매 의무화, 자국민 고용 비율 확대 등 현지화 요건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중동의 자본·원료와 한국의 기술·인력을 결합한 협력모델을 발굴하면 우리 기업이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KOTRA 중동지역본부는 작년 4월부터 코로나19 사태로 중동 방문이 어려운 우리 기업을 위해 오프라인 이벤트를 디지털 마케팅 체제로 전환했다. 전시회는 물론 영상상담회, 중동진출전략 설명회, 무역사절단, 경제외교 후속지원 사업 등을 전면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최근에는 UAE 두바이에서 한국 소비재의 중동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2021 K-라이프스타일 인 미들 이스트(K-Lifestyle in Middle East)'를 개최했다. 중동 전역 인플루언서들이 주부, 1030 여성, K-팝 팬클럽 등을 대상으로 K-뷰티 등을 소개하는 실시간 방송을 진행하며 성황을 이뤘다.
양 본부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중동 소비재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 현지 온라인 유통망과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소비재 마케팅이 유망하다”면서 “신재생에너지, 수소경제 등 중동에서 급부상 중인 에너지 부문에서도 현지 정부·기업과 선제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양 본부장은 앞으로 식량안보와 농업에서도 우리나라와 중동의 협력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막이 국토 대부분을 차지한 GCC 지역은 연간 소비 식품 85%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사태로 식량안보 중요성이 한층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GCC 주요국은 수입선 다변화와 현지 생산역량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양 본부장은 “최근 GCC 국가들은 유망 농업기술(Ag-Tech)을 도입하기 위해 타국 기업도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지원책을 확대하고 있어 혁신 아이디어·제품을 보유한 우리 기업이 중동 진출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우리 기업들이 해당 분야에서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