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변호사·대기업 임원까지 'VC심사역 상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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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투자를 심사하고 관리하는 '벤처캐피털리스트(투자심사역)' 직군이 주목받고 있다. 삼성, LG 등 대기업 임원 출신은 물론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까지 이직에 적극적이다. 벤처 생태계에 훈풍이 불면서 장밋빛 시장 전망과 함께 투자심사역 성과급이 천정부지로 치솟기 때문이다.

한국벤처투자에 따르면 올해 벤처캐피털(VC) 신규 인력양성 프로그램 모집 경쟁률이 4대 1을 기록했다. 정원 50명 모집에 200명이 넘게 지원했다. 5년 전 지원율은 2대 1 수준이었다. 최종 선정된 지원자의 경력도 화려하다. 32%가 삼성 등 대기업 출신이고, 다음으로 이공계 연구직 출신이 18%로 많았다. 금융권 출신은 14%, 변호사·의사 등 전문직 출신도 10%를 차지했다. 대기업·이공계 출신 연구직이 투자심사역으로 이직하는 데는 최근 VC 업계가 기술창업 분야 투자를 늘리면서다. 이들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신기술 관련 업무 경험자를 우선 채용하고 있다.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출신이 늘고 있다. 투자심사역이 갈수록 전문화·세분화되고 있는 상황임을 방증한다.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투자심사역을 채용하면 지원자격으로 의학, 제약, 바이오 관련 전공 학사학위 이상 소지자를 요구하고 있다. 투자심사역 양성과정에 참여한 전병주 변호사는 “스타트업 관련 투자 계약 등 법무 지원을 하면서 직접 투자심사역으로 직접 실무를 경험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투자심사역 관심이 급증했다. 기업 성공사례가 늘면서 투자심사역이 억대 고연봉직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장 VC 심사역 가운데 10억원 넘는 성과급을 챙긴 사례가 속출했다. 성과급이 기본급의 갑절 이상되는 사례도 많다. 투자심사역은 주로 자신이 주도해 투자한 기업이 기업공개(IPO)에 성공해 차익을 실현할 때, 혹은 운영 펀드를 청산해 내부수익률(IRR)이 기준 수익률을 초과할 때 성과급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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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벤처시장에서 투자심사역 300여명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벤처투자 시장이 급격하게 확대된 데 비해 투자심사역은 부족한 실정이다. 전문적으로 투자심사역을 양성하는 곳도 드물다. 이영민 한국벤처투자 대표는 “벤처캐피탈협회 VC 양성과정은 현업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 심사역이 강의에 나서 실무 중심 교육을 한다”면서 “6주간 교육과정 이수 후 희망자에 한해 VC 인턴 매칭도 이어줘 지원자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표>제5기 벤처캐피털 신규인력 양성과정 선정자 이력 사항

의사·변호사·대기업 임원까지 'VC심사역 상한가'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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