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벨리온, 국내 팹리스 첫 삼성 5나노 공정으로 AI 칩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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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화성캠퍼스 EUV 라인 조감도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5나노 미세 공정을 활용해 국내 팹리스 업체 리벨리온과 반도체 칩 개발에 나섰다. 내년 테스트 칩 개발을 끝내고 이르면 2023년 양산 칩 제작에 돌입한다. 퀄컴과 애플 등 대형 고객사는 물론 국내 팹리스 업체와도 5나노 공정을 협력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국내 반도체 개발 생태계의 동반 성장을 위한 삼성전자와 디자인하우스 협력으로 더 많은 혁신 사례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리벨리온은 삼성전자 극자외선(EUV) 기반 5나노 공정을 사용해 칩을 설계 중이라고 밝혔다. 5나노 공정은 반도체 셀 설계 최적화를 통해 7나노 공정 대비 면적은 25% 줄이고 전력 효율은 20%, 성능은 10% 높일 수 있다. 국내 팹리스가 삼성전자와 5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협력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벨리온은 데이터센터향 AI 반도체를 개발한다. 고빈도 매매(HFT) 등 금융권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고성능 클라우드 서버용 칩이다. 설계 역량을 인정받은 리벨리온은 설립 1년도 안 돼 카카오벤처스 등 민간과 국가지원으로 300억원 규모 투자금을 유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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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벨리온이 국내 팹리스 업체 최초로 삼성전자 5나노 공정으로 반도체 칩을 개발한다. 리벨리온 임직원이 기념 촬영했다.

삼성전자 5나노 공정을 활용하는 데는 삼성전자 '디자인솔루션파트너(DSP)'인 세미파이브 지원도 한몫했다. DSP는 팹리스 설계를 지원, 삼성 파운드리 공정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가교역할을 담당한다.

조명현 세미파이브 대표는 “리벨리온은 하드웨어와 알고리즘, 소프트웨어에 걸쳐 글로벌 수준 AI 인재로 구성된 회사”라며 “고성능 컴퓨팅 영역에서 삼성전자 5나노 EUV 공정과 세미파이브 플랫폼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승부하는 AI 칩을 설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리벨리온의 선례가 만들어지면서 국내 팹리스들도 삼성의 첨단 미세공정 활용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국내 팹리스 업체들은 설계와 파운드리 공정 최적화 역량이 부족해 DSP를 끼고 파운드리 서비스를 이용해 왔다. 하지만 DSP 몸집이 크지 않아 초미세 공정 활용에는 한계가 있었다. 리벨리온과 세미파이브 사례를 시작으로 삼성전자 5나노 등 첨단 공정의 국내 팹리스 활용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노미정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FDS팀 상무는 “삼성전자의 EUV 기반 5나노 공정은 뛰어난 PPA(파워·성능·면적)는 물론 양산을 통해 높은 공정 성숙도를 보여준다”면서 “파운드리 생태계 프로그램인 'SAFE'를 통해 5G, AI, 전장 등 응용처를 중심으로 디자인 인프라를 제공해 차세대 제품 구현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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