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제가 위축된 가운데에도 명품 가방과 보석, 시계 등 고가 제품 판매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국세청과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고급 가방 판매에 부과된 개별소비세는 256억원으로 전년 대비 38.1% 증가했다.
개별소비세는 고급 소비재나 사치성 품목 등 특정 물품과 유흥주점과 같은 특정 장소의 영업행위에 부과되는 세금이다.
고급 가방이나 시계의 경우 개당 200만원이 넘는 제품에 대해 제품 원가의 20%가 개소세로 부과된다. 부가세 10%와 개소세에 붙는 교육세 등을 고려해 추산하면 가방 판매액은 약 1741억원이다. 고급 시계 판매에 따른 개소세 납부액은 792억원으로 6.1% 늘었고, 같은 방식으로 추산한 시계 판매액은 약 5386억원에 달했다. 수입 보석 및 진주(19.5%), 카지노용 오락기구(19.4%), 담배(29.0%) 등에 부과된 세수도 증가했다.
개별소비세 국내분의 경우 지난해 국내 캠핑용 차량 판매에 따른 부과 세액이 전년(4400만원) 대비 95배 늘어난 42억원으로 집계됐다. 자동차 개소세율 5%를 고려해 추산하면 지난해 캠핑용 차량 판매액은 937억원 규모에 달한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위축되자 야외에서 개인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캠핑이 인기를 얻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경마·카지노·유흥주점 등 대면 오락 업종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타격을 입으면서 관련 세수도 줄어들었다.
지난해 경마·경륜·경정장에 부과된 개소세액은 36억원으로 전년(254억원) 대비 85.8% 급감했다. 카지노(37억원) 역시 같은 기간 세수가 79.3% 감소했고, 유흥음식 주점(382억원)도 세수가 전년 대비 절반으로 줄었다.
서병수 의원은 "지난해 개소세 과세 현황을 살펴보면 코로나19에 따른 보복 소비와 자산가치 상승에 따른 소비 패턴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1977년 사치성 소비 품목에 중과하기 위해 만들어진 개소세는 시대 변화에 따라 의미를 잃어가는 만큼 각종 유류, 전자제품, 자동차 등 개소세에 대한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