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불에 잘 타지 않고 야간 위장(NIR) 기능을 동시에 구현한 첨단 섬유 신소재 개발이 완료 단계입니다. 향후 해외 수출에 적극 나설 계획입니다.”
창립 42년을 맞은 삼일방직이 다양한 혁신 기술을 섬유소재에 녹여 기존에 구현하기 힘들었던 새로운 기능성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슈퍼섬유 및 친환경 섬유소재 글로벌 리더로 퀀텀점프한다는 계획이다.
노희찬 삼일방직 회장은 “생산과 마케팅, 개발 등 사내 모든 현장에는 변화를 예측하고 고객 니즈를 읽을 수 있는 데이터가 있다”며 “데이터를 미리 읽고 미리 대비하는 것이 기업이 갖춰야 할 기본 중 기본”이라고 말했다. 노 회장은 출근부터 퇴근까지 공장 구석구석을 하루도 빠짐없이 돌아본다.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출발점은 바로 현장에 있다는 경험에서 비롯된 믿음 때문이다.
연구개발(R&D)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했다. 노 회장은 “R&D는 생산과 연결돼 있다. 차별화된 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하되 신제품 적정 이윤은 20~30%선”이라며 “나머지 비중은 품질 대비 가격 경쟁력에 있다는 것을 잊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단순 개발에 그쳐서 안되고 다양한 분야에 실질적으로 적용 가능해야 한다는 의미다.
삼일방직이 최근 개발한 신소재는 소방관 안전복, 스포츠 의류, 미래 전투복, 침구류, 작업복, 축사 천막 등 사회 안전과 국방 분야는 물론 일상생활 어떤 분야에서든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데 쓰인다. 화재에 강한 난연섬유 브랜드 '네번(Nevurn)'은 최근 잇단 대형 화재로 주목받고 있다. 네번은 불꽃이 닿았을 때 타지만 불꽃에서 떼어놓으면 스스로 화염이 꺼지는 기능이 있는 삼일방직 신소재 브랜드다.
난연 소재에 야간 위장 기능까지 갖춘 섬유소재도 개발 막바지다. 노 회장은 “난연 섬유소재는 주간 위장성은 있지만 적외선 반사율 성능을 구현하기엔 기술적 한계가 있다. 난연 위장 전투복용 섬유소재는 세계 최초이며 시제품 테스트도 마쳤다”고 설명했다.
삼일방직은 슈퍼섬유 소재인 아라미드 섬유와 셀룰로스계 난연소재인 렌징(Lenzing) FR 등 혼방을 통해 강하고 열에 견디며 탄력성과 영구성을 갖춘 획기적 난연 융·복합 방적사를 속속 개발했다. 개발된 제품은 자동차와 조선, 항공, 철도, 특수의류, 전자, 건축토목, 생활자재 등에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그외 통기성이 좋고, UV를 차단하며 관리가 편한 기능성 섬유소재와 온도조절 기능이 있는 PCM 방적사, 해충방지 기능의 안티-인섹(Anti-Insects) 방적사, 비타민을 방출해 상처회복과 피부재생 효과가 있는 비타민 방적사 등 고기능 친환경 섬유소재를 이미 개발했다. 대다수 신제품의 기술 근간에는 국민안전, 헬스케어, 친환경 등 삶의 질을 높이는 키워드가 깔려있다.
노 회장은 “글로벌 시장은 친환경 소재를 요구하고 있다. 삼일방직은 폴리에스터와 나일론, 코튼을 재활용 소재로 생산하는 지속 가능 친환경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앞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국민 안전을 지키는 고기능 첨단소재를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친환경 글로벌 섬유소재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덧붙였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