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금융위, 핀테크 정책 일관성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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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최근 핀테크기업에게 전통금융사와 동일한 규제 잣대를 적용하겠다는 계획이 일파만파다. 스스로 금융을 혁신하겠다며 진흥에 나섰던 금융위가 정반대 태도를 보이며 시장 혼선을 야기했다.

소비자 보호라는 명목은 십분 이해하지만 현실을 간과한 오락가락 정책 수립으로 한국 금융이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태가 확대되자 금융당국이 '기울어진 운동장' 전수조사에 나선다고 한다.

은행, 카드, 보험, 투자, 저축은행 등 6개 금융협회에 금융 제도에 차별이 있는지 업계 의견을 수렴해 달라고 요청했다.

디지털금융협의회 등을 거쳐 제도 개선방안을 도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선후가 바뀐 모양새다.

금융당국은 최근 핀테크 기업 서비스 일부에 대해 단순 광고가 아닌 판매 중개라고 판단, 사실상 서비스 중단을 촉구했다. 온라인 금융상품 판매 기본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위법 소지가 드러나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강경 주장을 펼쳤다.

이미 카카오페이 등이 일부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오고 있다.

핀테크 기업에게 특혜를 주자는게 아니다. 이미 서비스를 추진 중이고, 이 서비스가 세상에 나온데에는 금융당국의 규제샌드박스나 우회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간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번 전수조사가 핀테크를 겨냥한 마녀사냥이 되지 않길 바란다.

원칙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실을 간과한 탁상행정은 공멸할 뿐이다. 마이데이터와 후불결제, 인터넷전문은행, 망분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규제 사각지대는 발생한다.

이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이제 금융당국도 여론을 수렴해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할 때다.

붉은 여왕효과라는 말이 있다. 어떤 대상이 변화하려 해도 주변 환경과 경쟁 대상이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뒤처지거나 제자리에 머물고 마는 현상이다.

경쟁은 공정해야 한다. 또 경쟁의 무대에 심판이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되면 그 승부는 조작이 된다. 공정한 심판 능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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