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재택'을 지탱하는 ICT 인프라...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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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멀지 않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집콕'은 이제 일상이 됐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TV와 스마트폰, 노트북 등 정보기술(IT) 기기 사용 시간이 크게 늘었다. 가전·IT 기기는 집에 갇힌 우리를 다양한 방식으로 구원한다. 때로는 웃음을 주고 때로는 일을 돕는다. 이 때문에 가전·IT기기를 움직이는 핵심 인프라인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는 집콕을 유지하는 탄탄한 주춧돌이라고 할 수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가 안전한, 그리고 즐거운 집콕 라이프를 영위하는 핵심이다.

디스플레이는 코로나19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산업 중 하나다. 코로나19로 달라진 일상을 보면 이해가 빠르다. 직장에서는 원격 근무가 늘어났다. 교육은 온라인이 일상이 됐다. 또 가정에서 즐기는 여가가 늘었다.

극장보다 넷플릭스나 왓챠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고, 쇼핑이나 외식도 온라인 비중이 더 늘어났다. 서울시가 KT, 한국교통연구원과 분석한 '서울 생활이동 데이터'에 따르면 코로나 시기인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서울을 오간 이동량은 일 평균 1867만건으로, 코로나 발생 직전인 2019년 11~12월 2275만건보다 17.9% 감소했다. 이동을 줄이고 재택근무나 온라인 수업 등을 받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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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직원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전자신문DB>

비대면 일상화와 온라인 문화에 필수로 뒷받침돼야 할 것이 바로 디스플레이다. TV, 노트북, 스마트폰을 통해 뉴스나 동영상을 보려면 디스플레이가 필수다. 또 얼굴을 보며 회의를 하고, 수업을 듣기 위해서도 디스플레이가 있어야 한다. 디스플레이는 사람과 정보를 연결하는 필수 매개체로, 코로나19로 달라진 생활과 문화를 가능케 한 배경에는 디스플레이가 자리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회의 변화에 디스플레이 산업은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55인치 LCD 패널 가격은 지난해 7월 118달러에서 올해 7월 228달러로 무려 93%가 올랐다. 50인치는 96달러에서 205달러로, 65인치는 186달러에서 294달러로 급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TV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수요 강세에 LCD 사업 철수를 추진하던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생산을 연장하기도 했다.

또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스마트폰은 올해 1분기가 지난해 1분기보다 24% 판매가 증가했고, 태블릿과 노트북은 각각 56%, 80%가 늘었다. 이는 모두 디스플레이 수요 확대로 이어져 올해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은 역대 최대 규모 달성이 예상된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2020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1240억달러(약 145조원)였다. 올해는 1573억달러로, 디스플레이 산업 태생 이후 역대 최대 규모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이 주도하는 OLED 성장과 비대면 문화 확산에 따른 LCD 제품 수요 증가 및 가격 상승이 배경이라는 게 디스플레이협회 분석이다. 최근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LCD 가격 상승이 주춤해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지만, 한국은 OLED가 중심이고 또 디스플레이 수요는 지속 우상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윤수영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달 열린 국제정보디스플레이 학술대회(IMID)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일상화와 원격문화 확산으로 4차 산업혁명 기반의 DX(Digital Transformation) 시대 가속화는 디스플레이 산업에 새로운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면서 “성능과 디자인에 유리한 OLED가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LCD는 단단한 소재들로 형태나 변형에 한계가 있다. 반면에 OLED는 유연 기판과 소재들로 디스플레이가 구성돼 폴더블, 롤러블과 같은 다양한 폼팩터로 만들 수 있다. 다른 디스플레이들과 달리 자동차, 건물, 가구와 같이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에 접목하기 유리하기 때문에 성장세가 더 돋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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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추이.<자료=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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