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데이터 제공·활용 직접 관리
사업자, 소비패턴·위험성향 분석
정교한 상품·서비스로 경쟁력 높여
금융-비금융 사업자 합종연횡 활발
#최근 자동차를 구매한 직장인 A씨는 현재 사용 중인 마이데이터 기반 자산관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현재 가진 신용카드를 통해 자동차보험·운전자보험 할인 내용을 안내 받았다. 또 과거 지출내역을 분석해 주유비 할인이 가능한 카드 상품도 추천 받았다. 현재 이용 중인 신용대출은 더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었고, 가입한 보험도 재설계해 부담을 덜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A씨가 이용 중인 자산관리 앱을 통해 이뤄졌다.
이르면 올 연말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시작되면 소비자들은 이 같은 혁신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게 된다. 그간 개인 데이터는 정보가 활용되는 기관마다 개별 수집해 활용했다. 개인들은 자신의 데이터를 누가 가졌는지, 어떻게 활용되는지 확인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하지만 마이데이터 시대가 열리면 소비자는 자신의 데이터를 직접 관리할 수 있게 되고,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정보 주체(개인)가 동의만 하면 정보를 집적하고 융합해 정보관리·자산관리·신용관리 등 다양한 맞춤형 초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데이터 처리와 분석, 인공지능(AI) 활용 등 확산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고객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초개인화된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추천하면서 소비자 금융 편의성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금융기관·공공 데이터 등 수집된 외부데이터와 내부데이터를 결합·가공 후 재무현황, 소비패턴, 위험성향 등을 분석해 자산관리도 가능해진다.
금융산업 측면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상품과 서비스 경쟁력이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대형 금융사가 독식하던 '데이터' 접근이 원활해지면서 데이터 기반 정교한 금융상품이 대거 출현할 전망이다. 상품과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무한경쟁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금융사 개방형 혁신도 촉진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개별 금융사 중심 폐쇄적 영업·혁신방식에서 핀테크 기업 등 새로운 플레이어들과 공유, 협업을 통해 종전에 없던 상품, 서비스 및 채널을 만들어 내는 개방형 혁신이 촉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일환으로 이종사업자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도 되고 있다. 마이데이터 시대를 앞두고 자체 데이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금융과 비금융 사업자간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카카오 계열사 스테이지파이브와 통신 및 금융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들은 통신 및 금융이 결합된 특화 요금제를 출시하고, 구독 서비스 형태 새로운 유저 중심형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네이버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은 △MZ세대를 위한 금융과 플랫폼 서비스를 연계한 콘텐츠 개발 및 공동 마케팅 △우리은행과 네이버 인증서 이용 확대 협력 △네이버 전자문서·자격증 서비스 연계한 이용자 혜택 강화 △B2B2C(기업간 소비자간 거래) 대상 금융과 플랫폼 융합 서비스 패키지 공동 개발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증권사도 자산관리(WM)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우리은행과 우리카드, 교보생명, NICE평가정보 등과 손잡고 초대형 민간 금융 데이터 댐 구축에 나섰다. 하나금융투자는 하나은행, 하나카드, 하나원큐 앱 등을 통해 은행과 보험, 연금 등의 통합 자산관리를 지원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맞춤형 서비스도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KB국민은행은 기존 자산·지출관리 앱 'KB마이머니'에 마이데이터를 적용한 '신용관리서비스'와 '자동차관리 서비스'를 선보였다. 신한은행은 '마이(MY)자산' 서비스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마이자산은 은행, 카드, 증권, 보험, 부동산, 연금 등 금융데이터를 활용해 모든 금융자산을 한눈에 관리할 수 있는 통합자산관리 서비스다. NH농협은행은 자산과 부채뿐만 아니라 부동산, 연금, 현금영수증 등 정보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비대면 종합자산관리(PFM) 서비스 'NH자산+'로 마이데이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향후 비금융권 플레이어도 마이데이터 사업권을 획득해 다양한 소비생활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은 통신사 처음으로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SK텔레콤은 마이데이터 사업권을 획득하면 통신과 금융 간 이종 데이터를 결합해 카드와 대출 상품 추천 서비스를 선보인다. 또 자체 마이데이터 플랫폼도 구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