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슬기로운 '집콕'생활...스마트홈 시대 활짝

조명·TV·에어컨 등 다양한 가전 연동
AI스피커, '스마트홈 허브'로 거듭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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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스마트홈 시장 매출 전망

코로나19로 일상이 멈춘 상황에서 우리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집이 됐다.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등 집 안에서 업무와 교육이 이뤄지면서 집의 역할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오랫동안 주거 공간이었던 집이 업무, 교육, 엔터테인먼트 등 복합 공간으로 재정의되고 있는 것이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스마트홈 서비스 분야도 재조명 받는다.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건강관리, 여가 등 다양한 소비자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가전 고유 기능을 넘어 추가 서비스 제공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결국 코로나 시대 집의 정의는 스마트홈 서비스 진화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

◇집도 플랫폼 시대, '디지털 집사' 뜬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면서 집에 머무는 시간은 어느 때보다 길어지고 있다. 매년 감소하던 TV 시청시간이 이례적으로 지난해 전년 대비 1시간 55분 늘어난 것도 '집콕 현상'을 방증한다.

집이 업무, 여가, 교육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면서 편의성을 높이는 서비스 수요도 높다. 과거 단순히 기기 간 연동으로 통합 제어 기능에 국한 됐던 스마트홈 서비스가 업무 생산성과 개인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한 맞춤형 서비스 구현으로 진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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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T 서비스 가입 및 인공지능 스피커 판매 현황

대표적인 것이 인공지능(AI) 스피커다. 조명부터 TV, 공기청정기, 에어컨 등 다양한 가전까지 연동해 스마트홈 서비스 허브로 거듭났다. AI 스피커는 2019년 3월 기준 국내 591만대가 보급됐는데 1년 새 45.7%가 증가한 861만대까지 늘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집 안에서 다양한 편의 기능을 원하는 수요가 늘면서 판매는 급증하고 있다. 2019년 평균 3대에 불과했던 홈 사물인터넷(IoT) 기기가 지난해 9대까지 늘어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가전 업체가 주도하는 스마트홈 플랫폼 시장도 급성장 중이다. 삼성전자, LG전자, 코웨이 등 가전 업체는 자사 제품을 중심으로 가전 간 연동 환경을 제공해 편리하게 제어하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집 안은 물론 외부에서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한 작동 제어가 핵심이다. 다양한 사용 데이터를 학습해 맞춤형 사용 환경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화 중이다.

◇생활가전부터 주방가전까지…진화한 스마트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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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기준 국내 홈 IoT 플랫폼 활성 사용자 수

코로나19 유행 이후 스마트홈 서비스는 개인 맞춤형으로 진화 중이다. 어느 때보다 가전사용 빈도가 높아져 의미 있는 데이터 축적이 가능해졌다. 소비자 역시 표준화된 서비스보다 사용자 경험을 높일 나만의 서비스 수요도 갈수록 높아졌다. 사용자 데이터를 활용해 그동안 스마트홈 서비스 범주에 들지 않았던 조리기구, 로봇청소기까지 '스마트' 기능을 내세운다.

가전 업계가 코로나19 환경에 맞춰 강조하는 서비스 중 하나가 '스마트 쿡' 영역이다. 재택근무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부에서 식사하는 횟수가 크게 줄면서 집에서 요리하는 빈도도 늘고 있다. 배달음식에 질린 사용자들이 편리하게 직접 요리하는 방법을 찾으면서 업계도 AI를 활용한 조리 서비스를 연이어 선보인다. 전자레인지, 멀티 쿠커, 전자오븐 등 기존 조리기기에 개인 맞춤형 조리법이나 선호하는 음식의 레시피 소개, 유통사와 협업해 간편 조리식 배송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등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간편하지만 고품질의 음식을 원하는 수요가 지속 늘고 있다”면서 “조리기기 자체에 맞춤형 레시피를 제공하는 한편, 밀키트 업체와 협업해 간편식을 구매·배송하는 서비스까지 만들었다”고 말했다.

세탁기, 로봇청소기 등에도 AI를 활용한 스마트홈 서비스가 출시됐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기존 세탁기, 건조기에 사용 데이터와 옷감 등을 분석해 최적 코스를 제안하는 스마트 기능을 탑재했다. 로봇청소기에는 카메라를 이용해 반려동물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스마트홈 서비스가 탑재됐다. 여기에 에어컨, 공기청정기, 정수기, 보일러 등 역시 에너지 사용량 모니터링은 물론 고장 진단 등 기능이 추가되면서 스마트홈을 넘어 '비욘드홈' 서비스로 진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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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홈 시장 규모(자료: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

◇스마트홈 넘어 비욘드홈으로…“집도 플랫폼”

코로나19가 국내 스마트홈 수요와 경쟁력을 높인 것은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스마트홈 산업이 이번을 기회로 한 단계 더 도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기기 사용 편의성을 넘어 부가창출이 가능한 서비스 영역으로 진화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실제 국내 건설, 가전, 통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스마트홈 서비스 진화 움직임이 감지된다. 공급자 중심의 단편적 서비스가 아니라 수요자 요구를 반영하고 실질적으로 수익 창출이 가능한 방향으로 혁신이 시작됐다.

이런 움직임의 출발은 집에 대한 재해석 때문이다. 집이 개인 주거공간을 넘어 업무, 취미, 커뮤니케이션 등 사회적 역할까지 도맡으면서 다양한 산업이 진입 가능한 플랫폼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 삼성물산,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는 택배, 세차, 유통 등 기존 플랫폼 사업자와 협업해 입주민에 제공할 신규 서비스를 발굴 중이다. 여기에 교육과 엔터테인먼트 등 입주민 로열티를 높일 서비스도 검토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헬스케어, 복지 등 서비스도 연계 가능하다. 실제 삼성전자는 한국전력과 협업해 가전 전력 사용량을 모니터링해 절감하는 방안까지 제시할 예정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집에서 건강을 관리하는 수요도 높아지면서 조만간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까지 스마트홈 영역으로 진입할 가능성도 높다.

송승재 라이프시맨틱스 대표는 “코로나19는 세계적으로 원격진료 수요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국내에서도 다양한 IoT 기기를 활용해 개인 건강 정보를 수집하고 외부 의료진과 커뮤니케이션해 솔루션을 받는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가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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