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문화 확산과 콘텐츠 기업 역량 강화, 공적기능 지원에 메타버스를 활용하기 위해 200억원 규모 전용예산을 처음 책정했다.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신한류 확산을 가속하고 문화, 관광 분야에서 국내외 이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문체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2년 예산안에 따르면 문체부는 '확장가상세계(메타버스) 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에 204억4000만원을 투입한다. 가상현실(VR) 콘텐츠 제작 등 일부 실감콘텐츠 관련 사업이 추진된 적은 있지만 문체부 내 메타버스 전용 예산안이 마련된 것은 처음이다.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은 한국문화 확산 콘텐츠 제작 지원(65억9000만원), 콘텐츠 기업 메타버스 활용 역량 강화(88억원), 메타버스를 통한 공적기능 연계·협업 지원(50억5000만원)을 목적으로 8개 분야 사업이 추진된다.
한국문화 확산을 위해 한복과 한식, 한옥 등 한국인 의식주 생활과 강강술래, 윷놀이 등 전통놀이를 포함한 전통생활문화의 체험 콘텐츠를 메타버스에 구현한다. 전통문양 디자인을 가상세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고품질 실감형 그래픽으로 제공한다.
국가 이미지 홍보 콘텐츠, 한국 관광 유니버스도 제작한다.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 '한국관광 가상공간'을 구축, 디지털에 익숙한 글로벌 Z세대(10~20대)에게 가상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실질적 방한 유도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점에 착안해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 지원 역시 우리 전통문화를 알리는 데 초점을 뒀다”며 “BTS 등을 통해 한류에 관심이 높아진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콘텐츠 기업 역량 강화를 위해 게임과 애니메이션 등 장르별 메타버스용 콘텐츠 제작을 지원한다. 기존 PC, 모바일 콘텐츠를 메타버스용 콘텐츠로 전환하거나 신규 제작을 지원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도록 할 계획이다.
패션 분야에서는 디지털 패션쇼나 런칭쇼 등 메타버스 기반 K-패션 콘텐츠 제작을 돕는다. 메타버스 매장(버추얼 스토어)을 구축해 패션 디자이너가 제품을 홍보하고 매출을 늘리는 한편 K-패션 브랜드 인지도 향상도 기대한다.
메타버스 연계 공적기능 지원 분야에서는 스포츠 아카이브 범용화를 지원한다. 메타버스 플랫폼(제페토, 포트나이트, 로블록스 등)을 중심으로 동작 인식 기반 콘텐츠 활용이 다각화하고 있다는 게 배경이다. 태권도, 펜싱 등 우리나라 대표 스포츠 동작별 영상자료를 기반으로 메타버스에서 활용 가능한 동작 콘텐츠를 지원한다.
메타버스 내에서 가상 대면 저작권 종합 민원서비스도 제공한다. AI 기반 휴머노이드 아바타가 24시간 대면 저작권 상담을 제공하고 저작권 교육 게임룸도 운영한다.
한국어와 한국문화 교육을 위한 메타버스 기반도 조성한다. 가상공간에서 인공지능(AI)으로 한국어 대화연습이 가능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가상 한국문화 체험 콘텐츠 10종도 제공할 계획이다. 지속적 한류 확산에 기여하는 게 목적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메타버스는 10~20대 젊은 세대에서 시작돼 기성세대로 확산될 전망으로 메타버스 시대를 앞당길 수 있도록 문체부가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며 “우리 문화를 세계화하고 동시에 새로은 형태의 일자리를 마련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표〉2022년 문체부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 지원사업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