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윤석진)은 김인산 테라그노시스연구단장과 조용범 삼성서울병원 교수팀이 고지혈증 치료제인 스타틴을 난공불락인 KRAS 변이암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기전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KRAS는 신호전달체계를 구성하는 RAS단백질 중 하나로 폐암이나 대장암, 췌장암 등 치사율이 높은 암종에서 높은 빈도로 변이가 발생한다. KRAS 변이암은 치료 옵션이 적어 암환자 예후가 좋지 않다.
연구진은 종양 동물 모델에 항암제와 스타틴을 정맥주사로 투여했다. 그 결과 스타틴이 KRAS 변이암을 선택적으로 죽이고, 주변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키는 다양한 신호를 방출하게 했다.
체내 면역세포가 암세포에서 신생항원을 효과적으로 포집하고 T세포(세포성 면역을 담당하는 림프구 일종)를 활성화시킴으로써 암을 선택적으로 공격했다.
스타틴은 기존 항암면역치료에 저항성을 보이는 암 면역환경을 변화시켜 항암 면역치료 효능 또한 보였다. 스타틴 기반 약물재창출 전략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스타틴이 성공적인 약물재창출 사례가 되기 위해서는 향후 추가적인 임상 연구를 통해 최적의 용법을 찾아야 한다. 암 조직에 좀 더 효과적으로 스타틴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도 연구돼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실제 임상이 성공할 경우 신약개발 시간 및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나아가 항암 면역치료제의 높은 의료 수가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인산 단장은 “임상에서 이미 사용되는 스타틴이 인체의 면역시스템을 활성화시켜 KRAS 변이암을 적으로 인식, 기억하게 함으로써 암세포의 면역원성 사멸을 유도할 수 있었다”며 “이는 기존 항암 면역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한 것으로, 향후 스타틴이 차세대 항암 면역치료제로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임혜숙) 리더연구자 지원사업, 신진연구자 지원사업, KIST 주요사업, 그리고 보건복지부(장관 권덕철) 보건의료인재양성지원사업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Journal for immunotherapy of cancer'(IF : 13.751) 최신호에 게재됐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