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에 코로나19 생활고까지...2분기 가계빚 1805조원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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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창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이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1년 2분기중 가계신용(잠정)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가계 빚이 1800조원을 넘어서며 다시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 2분기 가계신용의 작년 동기 대비 증가액이 2003년 통계 편제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택매매와 전세자금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코로나19로 인한 생활자금 수요에 소비심리 회복에 따른 카드사용 증가가 겹치면서 가계 빚이 1805조원을 넘어서며 다시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가계대출 잔액도 지난 1분기 증감률과 증감액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데 이어 2분기에 또 최대치를 경신했다.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 이어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카드·보험업권까지 잇달아 대출 규제에 나선데 이어 다시 한 번 대출 규제에 고삐를 죌 여지가 커졌다. 오는 26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결정할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한국은행이 집계한 2분기 말 가계신용(잠정) 잔액은 1805조90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0.3%(168조6000억원) 증가해 1분기에 이어 또 최대치를 기록했다. 2003년 통계 편제 이래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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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 현황 (자료=한국은행)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대부사·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가계 빚(부채)을 뜻한다. 경제 규모 확대, 부동산 가격 상승 등과 함께 가계신용 규모는 분기마다 계속 증가하는 추세지만 코로나19 이후 증가세가 빨라졌다.

가계대출 잔액은 1705조30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0.3%(159조2000억원) 증가해 1분기에 이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1분기 증가율은 9.5%(144조5000억원)였다.

2분기 가계대출은 주택매매와 전세거래를 위한 대출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전분기 대비 증가폭이 줄었다. 반면에 4월 말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등 초대형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려는 주식투자자금 대출이 급증했고 코로나19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가 계속되면서 신용대출 중심으로 기타대출 증가가 1분기 14조3000억원에서 2분기 21조3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기관별 가계대출 증감액을 살펴보면 예금은행은 주택담보대출이 1분기 15조원에서 2분기 4조800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예금은행에서 취급한 정책모기지론이 주택공사 등으로 양도된 효과가 반영됐다. 1분기 2조1000억원에서 2분기 9조9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주택담보대출이 1조6000억원으로 1분기와 같은 수준이었지만 기타대출은 4조원에서 7조5000억원으로 늘었다.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려는 수요가 급증했고 청약 이후에도 상환되지 않고 일부 남은 영향으로 기타대출 수요가 증가했다고 한국은행은 분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생활자금 수요가 지속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봤다. 이에 따라 전체적으로 대출 증가폭이 1분기 5조6000억원에서 2분기 9조1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코로나19 백신접종 효과로 소비 심리가 회복하면서 신용카드 등 여신전문회사 중심으로 판매신용 증가액이 1분기 2조원에서 2분기 2조7000억원으로 확대됐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 -1.3%로 위축됐으나 올해 1분기 1.2%, 2분기 3.5%로 늘었다.

금융통화외원회의 향후 기준금리 인상이 가계대출에 미칠 영향에 대해 한국은행 송재창 금융통계팀장은 “대출증가세가 멈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아무래도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가 높아지므로 가계신용 상승세를 완화시키는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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