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문턱 넘은 보험사 의료데이터 활용, 건보공단 브레이크 '좌초 위기'

Photo Image

보험회사 공공 의료데이터 이용이 다시 암초를 만났다. 보험사 6곳이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으로부터 공공 의료데이터 이용을 위한 최종 승인을 받았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 심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건보공단은 최근 보험사 3곳이 신청한 공공 의료데이터 이용에 대해 유보 입장을 밝혔고 이어 청문회 개최 등을 통보한 상황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과 교보생명, 현대해상이 최근 건보공단에 요청한 공공 의료데이터 활용 승인 신청이 유보됐다. 현재 건보공단은 3곳 보험사에 유보 결정과 함께 오는 24일 해당 건에 대해 청문회를 개최하겠다고 통보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공공 의료데이터 이용 관련 심평원에 이어 건보공단에서도 허가가 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유보가 돼 당혹스럽다”면서 “건보공단은 24일 청문회를 열고 공공 의료데이터 활용 방안 등을 들은 뒤에 향후 시민단체와 논의 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사는 2017년부터 최근까지 보건·의료 분야의 데이터 접근에 제한을 받았다. 당시 국정감사에서 가명으로 처리된 자료를 재식별해 개인 정보가 노출될 수 있고 보험사가 유병자 등을 보험 가입에서 차별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1월 데이터 3법이 개정에 따른 법적 기반이 마련되고 활용 가이드라인, 유권해석 등이 더해졌다. 이에 금융당국과 보건복지부 등이 협의를 거쳐 4년 만에 심평원이 최근 보험사 6곳에 공공 의료데이터 이용 승인을 허가했다.

업계는 건보공단의 결정이 외부적 압박에 의한 의도적 시간 끌기라고 지적했다. 이미 가명 처리된 데이터로 개인정보 노출이 어렵고 타당성까지 검증된 상황에 같은 이유로 결정을 유보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보험업계 고위 관계자는 “심평원 심사 과정에서 가명 처리된 공공 의료데이터로는 개인 정보 유출이 사실상 불가하고 이용 타당성까지 검증된 상황”이라면서 “해당 내용을 제출했는데 청문회가 열린 건 전례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건보공단의 경우 제약사, 의료기기업체 등에는 정보를 제공하면서 민간보험사에는 너무 까다로운 잣대를 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최근까지 보험사 공공 의료데이터 제공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건보공단 노조는 건강보험 파괴행위가 될 수 있다면서 심평원이 보험사에 공공의료데이터 제공을 중단하라는 입장문을 냈다. 의료계도 여전히 보험사 의료 정보 제공이 가입 제한 등 악용 우려가 있다고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자료 제공 심의 규정에 위원장이 필요한 경우 위원회에 출석하게 해 의견 진술과 관계 서류 제출이 가능하다는 것이 명시돼 있다”면서 “규정상 완전 어긋나지 않지만 민감한 부분이 있고 대내외(학계·시민사회단체·산업계·의사협회 등) 관심, 민간보험사 신청 첫 사례이니만큼 좋은 선례를 남기기 위해 위원회에서 신중히 처리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