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충전기 규격 단일화"...애플, 아이폰 어쩌나

"환경 보호하고 사용자 편의성 강화"
애플 라이트닝 커넥터 강제 포기 위기
"충전 단자 제거한 '포트리스' 아이폰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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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다음 달 모바일 기기에 '표준 충전기' 도입을 의무화하는 법을 만든다.

야후 파이낸스 등 주요 외신은 13일(현지시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오는 9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휴대용 전자기기에 단일 충전기 도입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집행부는 현재 법안 초안을 작성 중이다. 위원회는 지난해 압도적인 찬성표(찬성 584표, 반대 40표)로 모바일 기기 제조사들에게 공통 충전기를 사용하도록 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브랜드를 넘나드는 단일 충전기를 강제하고자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환경과 사용자 편의성이다.

위원회는 "업계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충전기 유형이 줄어들었지만 아직 하나의 공통된 기준을 마련하지 못했다"며 "전자폐기물을 줄이고 소비자들이 지속 가능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EU의 규제가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건 애플이다. 2019년 집행위원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이폰 라이트닝 커넥터는 유럽연합 내 스마트폰의 21%에 불과한 '소수'다. 절대다수는 최신 안드로이드 기기에 적용된 'USB-C' 타입과 구형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적용된 '마이크로 USB'다. 소수 쪽으로 통일될 가능성은 적다.

애플은 강하게 반대했다. 단순 보편화를 강제할 경우 혁신이 저해되며 오히려 전자폐기물이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업계가 자연스럽게 USB-C로 전환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어 "어떠한 직접적인 규제도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실제로 애플은 USB-C 커넥터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이후부터 맥북·아이패드 프로 등 제품에 USB-C 커넥터를 장착해왔다. 다만 아이폰에서는 독자 라이트닝 포트가 유지됐다.

한편 애플이 충전 단자를 제거한 '포트리스' 아이폰을 준비 중이라는 소문 또한 주목할 만하다.

애플이 아이폰에서 충전 포트를 제거할 것이라는 전망은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2 시리즈의 무선 충전기 '맥세이프(MagSafe)'의 등장과 함께 강화돼 왔다. 맥세이프는 자석형 무선 충전기다. 충전 단자가 아닌 기기 후면을 통해 충전한다.

애플 전문 분석가 궈밍치 애널리스트는 올해 초 애플이 '아이폰13(가칭)' 프로 맥스 모델에 한해 라이트닝 포트 자체를 없애버리고 완전 무선 충전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유명 IT 팁스터(정보 유출가)들 또한 애플이 USB-C를 탑재한 아이폰을 출시할 가능성은 낮으며, 바로 포트리스 디자인으로 건너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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