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철도협력플랫폼, 철도산업계 상생 체계로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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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철도산업지원실장

철도 산업계 분석에 따르면 국내 철도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건설 분야를 제외하고 약 5조5000억원으로 세계 시장의 약 2.4%다. 이 가운데 차량 분야는 약 1조4000억원, 철도부품 분야는 약 70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철도차량은 약 150조원 규모이고, 이 가운데 차량유지보수 분야는 약 80조원으로 70조원의 신규차량 분야를 넘어선다. 하지만 우리나라 철도기술 수준은 신호통신과 철도환경을 제외하면 최고기술 보유국 대비 50% 이하 수준이라는 조사도 있다. 국내 철도 기업은 직원수 50인 미만이 약 98%, 4명 미만이 약 49% 정도로 매우 영세한 실정이다.

기업이 국내외 철도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국제수준 성능을 갖는 부품 국산화가 절실하지만 전문인력, 개발자금 및 장비·설비 등 부족으로 기업 단독 연구개발에 한계가 있다. 독자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사업화를 위해 요구되는 실제 철도차량을 활용한 현장검증, 공인시험 또는 인증획득 등을 자체적으로 해결하기란 쉽지 않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철도연)은 이런 환경을 극복하고, 기업이 핵심기술을 개발해 사업화에 성공할 수 있도록 기술수요 기반 상시 개방형 철도산업 협력 플랫폼을 구축·운영하고 있다. 철도운영·시설관리 기관과 철도완성차 제작사(철도유관기관), 중소·중견기업 자체 기술수요를 조사하고 필요성, 시급성 등에 따라 중소·중견기업과 공동연구를 수행한다. 전문인력, 연구비 및 장비나 설비 등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에는 철도연 연구비와 인프라를 제공한다.

철도유관기관에는 사용환경에 적합하고 국제적 수준의 성능을 갖춘 국산부품을 안정적, 경제적으로 공급한다. 철도유관기관은 부품의 국산화 개발 과정에서 실제 철도차량을 통한 현장설치시험에 협조하고 있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는 연구사업을 제공하고, 중소기업의 기술애로, 기술교육 수요를 협력 플랫폼에서 해결하고 있다. 향후에는 국토교통부가 국산화 부품의 연구개발 결과를 철도기술기준과 표준의 제정·개정·확인·폐지에 반영할 수 있도록 협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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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개방형 철도산업 협력플랫폼

협력 플랫폼에서는 세 가지 유형의 공동연구개발사업이 있다. 첫 번째 유형은 철도유관기관이 개발이 필요한 수요기술을 제안해 공동 연구개발을 시행하는 '철도 유관기관 연계 사업'이다. 두 번째 유형은 중소·중견기업의 우수 부품기술을 글로벌 시장에 진출시키기 위해 성능개선, 인증획득 등 기술장벽을 해소하는 '글로벌 히든챔피언 육성 사업'이다. 세 번째 유형은 중소·중견기업이 갖는 기술애로를 해결하기 위한 '중소기업 지원 및 육성 사업'이다. 철도연은 협력 플랫폼에서 2017~2020년 기간 동안 약 60개 기술수요 기반 공동연구를 수행했고, 이 중에서 약 70%인 42개 개발기술을 이전했다.

철도연은 내년부터는 협력 플랫폼을 민자사업 경전철운영기관까지 확대하고, 국방·조선·자동차 분야 중소·중견기업이 국제 수준의 철도 부품을 개발하도록 확장할 예정이다. 국내 작은 시장 규모, 철도선진국과 높은 기술격차, 중국의 가격경쟁력 등 중소·중견기업은 점차 성장하기 쉽지 않은 환경을 맞고 있다. 이런 당면과제의 해결책으로 철도산업계, 철도유관기관, 전문연구기관, 정부부처 등이 모두 참여하는 철도산업 협력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4년간 노력은 우리도 철도 분야 강소기업을 육성할 수 있다는 작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김연수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철도산업지원실장 yskim@kr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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