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산업부 제2차관 조직 출범…탄소중립 대응 촘촘해진다

2차관 포함 2관 4과 신설...27명 보강
전력산업 혁신·수소경제 활성화 맡아
태양광·풍력 중심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IT 접목 '계통 부하' 문제 해결 필요

산업통상자원부가 에너지 전담 차관(제2차관) 신설 등 내용을 담은 조직개편안을 본격 시행한다. 에너지 정책 전담 조직이 차관급으로 격상됐고, '전력혁신정책관'과 '수소경제정책관'이 신설됐다. 조직을 총괄하는 제2차관에는 박기영 전 기획조정실장이 임명됐다. 산업부는 확대된 조직을 바탕으로 더 촘촘하게 탄소중립에 대응해야 한다. 특히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계통부하 해결, 수소경제 등 신에너지 산업 발굴, 원전산업 정비 등이 과제로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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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에너지 전담 차관 신설…전력산업, 수소경제 조직 강화

행정안전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일 에너지 분야 조직개편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개정령안'을 의결했다. 개정령안은 9일 시행될 예정이다.

개정령안에 따라 시행되는 산업부 에너지 분야 조직개편은 에너지 전담 차관(제2차관)을 비롯해 2관 4과를 신설하고 27명을 보강한다.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효과적인 에너지정책 수행을 위해 '에너지자원실'을 '에너지산업실'로, 한시조직인 '신재생에너지정책단'을 '재생에너지정책관'으로 개편했다. '자원산업정책관'과 '원전산업정책관'을 각각 '자원산업정책국' '원전산업정책국'으로 바꾼다. 또 과 단위에서는 전력계통혁신과, 재생에너지보급과, 수소산업과, 원전지역협력과 등 4개과를 신설했다.

특히 전력혁신정책관과 수소경제정책관을 신설하면서 힘을 실었다.

전력혁신정책관은 탄소중립에 수반되는 전기화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안정적 전력수급 믹스 마련, 에너지 신산업 육성, 전력계통망 투자 등 전력산업 전반적 혁신 업무를 담당한다. 전력혁신정책관에는 이원주 국장이 선임됐다. 이 국장은 기업협력과장, 전력산업과장, 장관비서관, 산업정책과장, 소재부품장비협력관 등을 역임했다. 최근에는 청와대에서 소재부품장비산업담당관으로 일하며 산업과 에너지 분야를 총괄할 수 있는 경험을 갖췄다.

수소경제정책관은 수소경제 이행과 세계 시장 주도를 뒷받침하기 위해 관련 인프라 구축과 제도 개선, 투자 지원 등 수소 생산·공급, 유통, 활용 전주기에 걸친 수소경제 활성화 업무를 맡는다. 수소경제정책관에는 양병내 국장이 임명됐다. 양 국장은 섬유세라믹과장, 신북방통상총괄과장, 자동차항공과장 등을 역임했다. 최근에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총괄기획국장으로 근무했다. 양 국장 역시 산업 분야에 능통해 수소경제 육성 적임자로 꼽힌다.

◇2050년 탄소중립 대응 최우선 과제

산업부는 이번 조직개편으로 우선 '2050년 탄소중립'에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 정책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석탄 등 화석연료에서 친환경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에 대응하면서 에너지 신산업 육성도 고민해야 한다. 전력혁신정책관과 수소경제정책관을 신설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산업부는 우선 새 조직으로 조류가 거세지는 탄소중립에 대응해야 한다. 지난해 10월 문재인 대통령이 '2050 탄소중립 비전'을 선언하면서 우리나라도 2050년까지 탄소배출을 '0'으로 만들어야 한다. 탄소중립은 에너지뿐만 아니라 전 산업 부문에 걸친 사안이지만 에너지 분야 정책이 특히 중요하다. 산업부에 따르면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87%가 에너지 소비 과정에서 배출되고 있다. 산업부 에너지 전담 조직이 담당해야 할 역할이 그만큼 큰 셈이다.

산업부는 에너지 분야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중장기 비전을 담은 '에너지 탄소중립 혁신전략'을 연내 만들어야 한다. 에너지 탄소중립 혁신전략은 지난해 12월 범정부 차원에서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추진 전략'의 후속 분야별 이행전략 중 하나로 에너지 분야 탄소중립 실현방안을 집약할 예정이다.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계통 부하 해결, 수소경제 구축 등 과제 산적

에너지 부문별로 달성해야 할 세부 과제도 쌓여있다.

우선 태양광, 풍력 등 청정에너지를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보급을 지속 확대해야 한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계통 부하를 줄이고, 재생에너지 특유의 변동성에 대응할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탄소중립위원회가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에 따르면 당장 재생에너지를 2050년까지 총 에너지 발전량의 70.8%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정부는 현재 태양광 위주로 재생에너지를 빠르게 보급하고 있지만 다른 청정에너지원인 풍력은 보급 속도가 더디다. 해상풍력 등 대규모 풍력발전 없이는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풍력발전 보급에 좀 더 속도를 내야 한다.

재생에너지가 확대되면서 생기는 계통 부하도 해결해야 한다. 재생에너지가 확대되면 특유의 '간헐성(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풍량과 일조량 등에 좌우되는 특성)'으로 인해 계통에 부하가 발생한다. 선제적인 전력 인프라 구축과 정보기술(IT) 기술을 접목해 이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할 해법이 필요하다.

수소경제를 선제적으로 구축하는 것도 중요 과제로 꼽힌다. 우리 정부는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수소법을 제정하는 등 수소경제를 선제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차, SK, 포스코, 효성중공업 등 국내 대기업도 수소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구체적인 '액션플랜'이 나오지는 않고 있다.

정부가 나서서 수소경제를 구축하기 위한 정책 지원에 속도를 내야 한다. 당장은 수립이 늦춰지고 있는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2.0)'을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수소경제 활성화 기본계획이 수소경제가 법정 기본계획으로 명시돼야 흔들리지 않고 장기적으로 정책이 추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 예민한 정치 쟁점을 촉발하고 있는 원전 정책도 재정립해야 한다. 원전을 가동하면서 생성된 사용후핵연료 저장·처분 시설 건립을 위한 공론화가 가장 시급하다. 또 원전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겠다는 현 에너지 정책 기조도 큰 틀에서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향후 전기화로 인해 늘어날 전력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에너지업계 한 전문가는 “내년 대선 이후에는 기후에너지부 신설 얘기도 많이 나오지만 현 조직에서 에너지정책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면서 “산업부 차원에서 규제 부처로 전락하지 않게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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