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포스코, 전문성·통찰력 이차전지 소재 선점 이끌었다

권오준 前 회장, 과감한 선제 투자
최정우 회장, 사업 이어받아 고도화
켐텍·ESM 합병해 포스코케미칼 출범
신기술 확보·시장 점유율 확대 공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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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 포스코 제공]

포스코그룹이 이차전지 소재를 주력 사업으로 연착륙시킬 수 있었던 것은 최고경영자(CEO)들의 전문성과 통찰력, 특유 조직 문화 등 삼박자가 밑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포스코그룹에 따르면 최정우 회장 취임 이후 이차전지 소재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애초 취임 당시 목표로 세운 이차전지 소재 매출액은 최근 23조원까지 거듭 상향 조정됐다. 기존에는 오는 2030년까지 세계 시장 점유율 20% 매출액 17조원을 목표했으나, 대표 계열사 포스코케미칼 실적이 가파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룹 내부에선 전기차 시장 확대를 이유로 목표치를 더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애초 포스코그룹은 권오준 전 회장 때 이차전지 소재에 본격 뛰어들었다. 권 전 회장은 2010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원장 재직 당시부터 이차전지용 고순도 리튬 생산 기술 개발을 진두지휘했다. 당시 이차전지 업계는 리튬을 전량 수입했는데, 국산화로 해외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복안이었다.

권 전 회장은 전기차 대중화가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 이차전지 소재 선제 투자를 강행했다.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 광산 인수가 대표적이다. 리튬이온배터리 핵심 원료인 리튬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이차전지 소재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판단이었다. 이후 포스코그룹은 배터리용 리튬과 양극재용 고순도 니켈, 양·음극재 개발 등 에너지소재 사업에서 기술 경쟁력을 차별화하는데 주력했다.

최정우 회장은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계승, 더욱 발전시켰다. 취임 이후 각각 음극재, 양극재 사업을 담당하던 포스코켐텍과 포스코ESM을 합병, 포스코케미칼을 출범시켰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 시너지를 제고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포석이었다. 이어 산하에 이차전지소재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이차전지 소재 연구개발(R&D) 역량을 집결했다. 관련 기술 개발로 기술력을 제고하는 한편, 경영 일원화로 양극재·음극재 등에 신속 투자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한 것이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이 회장 선임 직전 포스코켐텍 사장을 역임했었기 때문에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컸다”면서 “CEO들의 이차전지 소재 전문성과 통찰력, 사업 영속성을 잇는 특유 조직 문화가 이차전지 소재 중심 사업 변화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그룹은 최 회장 경영 전략에 힘입어 최근 이차전지 재활용 사업에도 진출했다. 이차전지 소재 전반에 걸쳐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최 회장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가속하고 있는 만큼, 친환경 전기차에 들어가는 이차전지 소재 개발과 투자는 더욱 탄력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차전지소재연구센터는 그룹 지원을 받으며 차세대 제품인 실리콘 음극재 성능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양산을 위한 투자까지 검토 중이다. 최근에는 리튬메탈 음극재 선행 개발에도 착수했다. 또 센터는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및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 고용량화·장수명화·안전화를 위해 다품종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자원개발 및 해외 사업 경험 등은 경쟁사들이 가지지 못한 장점”이라면서 “안정적 원료 수급과 소재 개발, 배터리 최종 제품에 필요한 철강까지 공급하는 '종합 소재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