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전환 효율·수명 향상 고분자 물질 개발
빛 흡수 늘며 정공·전자 이동량 2배↑
1000시간 넘어도 초기 효율 92% 유지
생산 단가도 저렴해 양산·상용화 수월
부산대와 한국재료연구원이 세계 최고 수준 광전환 효율을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고분자 소재를 개발했다. 고효율 유기태양전지 상용화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부산대는 진성호·윤진환 화학교육과 교수와 송명관 한국재료연구원 책임연구원 공동연구팀이 차세대 삼원소 유기태양전지 광전환 효율과 수명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고분자 물질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유기태양전지 광전환 효율을 높이려면 넓은 파장대의 빛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는 물질이 필요하다. 고분자를 합성해 이러한 새로운 광활성 물질을 만들려는 연구가 이어져왔다.
기존 유기태양전지 광활성층은 전자가 풍부한 도너(Donor)물질과 전자가 부족한 억셉터(Acceptor)물질로 구성돼 있다. 도너는 태양빛을 받아 전자를 만들어 보내고 억셉터는 도너에서 전자를 받는 기능을 담당한다.
문제는 이 두 개 물질 구성만으로는 보다 넓은 파장대 영역의 빛을 흡수해 이용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넓은 영역 빛을 흡수할 수 있는 새로운 고분자 합성 물질을 추가한 것이 삼원소 유기태양전지다. 삼원소 유기태양전지는 전자를 주고받는 물질이 3개로 구성된 태양전지를 말한다.
연구팀은 염소(Cl)를 첨가한 벤조다이사이오펜(BDT)-벤조사이아다이아졸(BT) 기반 도너-억셉트 타입 새로운 고분자 물질을 개발, 적용했다. 이 물질은 광전 특성이 우수한 동시에 도너와 억셉터 특성을 모두 띠고 있다. 정공수송도는 물론 에너지 레벨, 쌍극자 모멘트가 높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 물질을 유기태양전지 광활성층에 15% 도핑 한 결과, 정공 및 전자 이동량이 2배 이상 늘어난 것을 확인했다.
기존 유기태양전지 광전효율 기록은 15.13%인 반면 새로운 고분자 물질을 적용한 유기태양전지 광전효율은 세계 최고 수준인 17.40%를 나타났다.
1000시간 이상 사용해도 초기 효율의 92% 수준을 유지해 차세대 태양전지 광활성층으로 적합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진성호 교수는 “새로 개발한 고분자 물질은 생산 단가가 저렴해 양산이 수월하다”며 “고효율 유기태양전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등 다양한 유기물 기반 전자 소자 효율과 안정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내 연구진이 각각의 전공 분야를 살려 협업으로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진 교수는 삼원소 유기태양전지 제작과 소재 개발, 윤진환 교수는 개발 고분자 물질의 나노구조 분석으로 성능을 입증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송 책임연구원은 유기태양전지 수명 향상을 위한 특성 평가를 담당했다.
이 연구성과는 '나노에너지(Nano Energy)' 7월 7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