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트렌드]'서비스로봇' 시대의 개막

코로나19로 사람끼리 거리는 멀어졌지만 오히려 더 가까워진 존재가 있다. 바로 로봇이다. 로봇은 필수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물리 업무를 사람 대신 수행해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업의 중간다리 역할을 하며 영역을 확실히 넓혀가고 있다. 서비스 로봇은 스스로 판단해서 명령을 수행하는 고도 인공지능(AI) 기술과 실시간으로 관제가 가능한 초저지연 통신기술을 필수로 갖춰야 하기에 이동통신 3사 등 통신업체를 포함한 연합체 중심으로 시장 선점을 위한 사업 확대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바이러스도 전파하지 않아 안전하면서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사용자 명령을 수행해 일상에서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를 얻기 시작하는 서비스 로봇. 어떤 로봇이 서비스 현장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을까. 바로 우리 앞에 다가온 서비스 로봇 시대를 살펴본다.

◇로봇이 사내 우편물 배송…KT 'AI 로봇 우편배송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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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AI로봇 우편배송 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는 KT 임직원

사내 우편물 배송은 전담 인력이 따로 없으면 매우 번거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편물이 온 것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며 따로 시간을 내서 직접 가야하기 때문에 매우 비효율적인 업무 중 하나다. 이를 로봇에게 맡겨보면 어떨까. KT는 광화문 이스트(East) 사옥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AI 로봇 우편배송 서비스'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서비스 도입 전에는 우편 지원센터 직원이 사내 직원에게 배송 도착 알림 메일을 보내고 직원이 지원센터에 방문해 물품을 수령하는 구조였지만 AI 로봇을 이용하면서 센터 방문 필요 없이 자리에서 편하게 우편물을 수령한다.

이용 방법은 간단한다. 우편 지원센터 직원이 우편물을 로봇에 적재해 수령대상 직원이 근무하는 사무실을 입력하면 로봇이 자율주행으로 엘리베이터에 탑승해 우편물 배송 목적지로 이동한다. 배송 회전율을 높이고, 임직원은 손쉽게 우편물을 수령한다. KT 서비스는 AI 로봇을 활용한 실내 물류배송의 첫 시도로 우선 KT 사내 임직원 대상으로 시범 운영하며 서비스를 고도화시킨 후 공공기관이나 일반 사무실 등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호텔 고객 맞이와 웰컴 드링크도 서빙하는 SK텔레콤 '서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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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서 접객도 하는 서빙로봇 SKT 서빙고

코로나19로 인해 이용객 접촉이 높은 호텔은 비대면 서비스가 반드시 필요한 장소 중 하나다. SK텔레콤은 올해 8월부터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 AI 서빙로봇 '서빙고'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서빙고는 호텔 정문에서 고객에게 환영 인사로 맞이하는 것은 물론 로비에서 웰컴 드링크를 서빙한다. 호텔 식당과 로비를 돌아다니면서 고객이 주문한 음식이나 요청한 물품을 전달하면서 마스코트 같은 역할도 수행한다.

SK텔레콤은 AI 로봇 상용화에 필요한 실내 원격관제를 위해 자사의 클라우드 기반 AI 데이터 분석 솔루션 '메타트론 그랜드뷰' 기술을 탑재한다. SK텔레콤은 로봇 운행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서빙 로봇이 실내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담당한다. 메타트론을 통해 쌓인 빅데이터로 서빙 로봇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해 로봇의 선제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고 사용현황 분석을 통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한다. 서빙고를 위해 SK텔레콤과 협력을 맺은 우리로봇은 서빙 로봇의 사업 기획과 제조를 맡았으며 코가플렉스는 AI 실내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했다. 영우디에스피는 서빙 로봇의 전장을 개발해 양산하고 바르미인터불고호텔그룹은 자사 호텔인 인터불고호텔과 바르미 식당에 서빙 로봇을 최적화하기 위해 힘을 모았다.

SK텔레콤은 AI 서빙로봇 상용화를 위해 2020년부터 우리로봇과 업무협의를 진행해 왔으며 5세대(5G) 네트워크를 적용하고 비전 AI를 통한 안면·신체 인식기술 및 음성인식기술 등을 순차적으로 탑재해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최낙훈 SK텔레콤 스마트팩토리 CO(컴퍼니)장은 “AI서빙 로봇으로 호텔 이용객이 음식 배달을 안전하게 이용하기를 바란다”면서 “앞으로 서빙 로봇을 소상공인도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고도화해 기술이 사회 전반 ESG(환경, 사회, 기업구조) 가치를 창출하는 데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공기질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LG유플러스 '환경관리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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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대기질 측정하고 오염물질 배출을 감시하는 LG유플러스 환경관리로봇

코로나 펜데믹 이전 마스크를 썼던 이유는 미세먼지 등 공기오염 때문이었다. 공기질은 이제 인간의 행복한 삶 추구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되고 있는데 이를 감시하고 관리하는 서비스를 로봇이 제공한다. LG유플러스의 '환경관리로봇'은 24시간 대기질을 측정하고 오염물질 배출을 감시할 수 있는 자율주행로봇이다. 환경관리로봇은 AI를 탑재해 1㎞가량 코스를 자율주행하면서 실시간으로 대기정보를 수집하고, 무인순찰 중 획득한 환경정보를 5G 네트워크로 빠르게 전달하고 분석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LG유플러스와 도구공간이 함께 제작한 환경관리로봇은 5G 서비스를 통해 대기정보를 MEC센터에 전달한다. 초고속, 초저지연성이라는 5G 강점으로 원격조종이 필요한 만약의 상황이 발생해도 끊김 없이 연결돼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다. 5G망과 전용회선으로 연결된 MEC(모바일엣지컴퓨팅)센터에는 통합관제 운영서버와 로봇관제·대기관제·영상관제·AI분석 서버가 가동된다. MEC를 통해 롱텀에벌루션(LTE)에서는 30~40㎳에 달했던 지연시간을 한 자릿수로 줄일 수 있다. MEC센터에서 처리된 데이터가 관제센터까지 전용회선으로 전달되고 긴급 상황 시에는 관제센터에서 로봇에 조종명령을 내릴 수 있다.

환경관리로봇이 대기 중에서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물질은 △미세먼지(PM2.5), △초미세먼지(PM10), △일산화탄소(CO) △이산화질소(NO2) △이산화황(SO2) △황화수소(H2S) △암모니아(NH3)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등이다. 환경관리로봇은 이 물질들의 수치를 파악해 봄철 황사 같은 공기질 문제를 일으키는 현상뿐만 아니라 악취가 발생했을 때도 진원지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도입 확대에 따라 여러 형태 혁신 모델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환경관리로봇 등 기업간거래(B2B) 분야 5G 활용사례를 늘려 산업 전 분야에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봇이 야식 배달 '딜리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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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각 세대까지 배달해 주는 배달의 민족 딜리타워

코로나 시국에 타인과 접촉은 감염 불안감을 증폭시킨다. 음식점에서 불특정 다수를 만나는 것이 부담스러워 배달음식 이용 빈도가 급격하게 늘었지만 최종단계인 배달원과의 접촉을 피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배달원 대신 로봇이 음식을 배달해 준다면 어떨까. '딜리타워'는 아파트 각 세대 현관 앞까지 음식을 배달하는 자율주행형 실내 배달 로봇으로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이 2017년부터 개발해 왔다. 주문받은 음식을 라이더가 건물 1층까지 가져오면 딜리타워가 각 세대로 건물 내 배달을 하는 형식이다. 라이더는 딜리타워에 음식을 담고 주문자의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배송을 시작한다.

딜리타워는 사전에 입력된 이동경로에 따라 움직인다. 무선 통신으로 공동현관문을 열고 엘리베이터를 호출해 층수를 입력하는 등 건물 내를 자유롭게 이동한다. 딜리타워는 주문 세대 현관 앞에 도착하면 주문자에게 전화를 걸고 알림톡을 보내 배송이 왔음을 알린다. 주문자는 자신의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물품을 받을 수 있다. 딜리타워 물품 적재 공간은 상·하 2개이며 용량은 상부 23ℓ, 하부 15ℓ로 3~4인분의 족발을 충분히 담을 수 있다. 적재 가능 무게는 최대 20kg이다.

딜리타워가 도입되면 소비자와 라이더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소비자는 라이더를 대면해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인터폰으로 공동 현관을 열어주는 등 수고를 줄일 수 있다. 라이더는 공동주택에 진입해 각 세대까지 직접 배달하느라 지체되는 시간을 없앨 수 있어 수익 증진에 도움이 된다. 우아한형제들은 주거·사무공간에서 딜리타워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서울 영등포구 주상복합 아파트 '포레나 영등포'에서의 첫 서비스를 시작으로 서울 종로구 'D타워'에서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다수 건설사와 아파트 단지 내 딜리타워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편의점 쇼핑도 로봇이 대신 GS25 '로봇배달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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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상품을 배달해 주는 GS25 로봇배달서비스

GS25는 지난해 LG사이언스파크 GS25 점포 이후 두 번째로 강서구 서울 역삼동 GS타워 매장에서 LG전자가 제작한 'LG 클로이 서브봇'을 이용해 로봇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로봇배달 서비스는 카카오톡 주문하기를 통해 접수된 상품을 점포 근무자가 로봇 선반에 올리고 고객 연락처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로봇이 자율주행으로 배달을 하는 서비스다. 로봇은 무선으로 엘리베이터를 호출해 스스로 탑승 후 목적지까지 이동한다.

서비스는 편리함도 있지만 고객 호기심과 흥미도 불러일으켜 매장의 매상을 높이는 효자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GS리테일에 따르면 GS타워 내 매장은 하루 평균 22건을 로봇이 배달하는데, 로봇 배달 시점을 기반으로 해당 점포 배달 매출이 전월 같은 기간 대비 50% 증가했다. GS25는 고층 오피스빌딩·병원·오피스텔 내 점포로 로봇배달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안전성·효율성 '두 토끼' 잡아

코로나19 사태로 로봇이 곳곳에 반강제적으로 도입됐지만 막상 도입을 해보니 안전성은 물론 운영 효율성까지 높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로봇의 효용성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개척되지 않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AI 기술과 초저지연 통신기술을 모두 제공할 수 있는 이동통신사들의 경합이 치열하다. 여기에 로봇 제조기술을 갖춘 기업들과 협업이 더욱 지능적이고 혁신적인 로봇의 제작을 가능케 하고 있다. 현재는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하는 배송 로봇들이 주로 눈에 띄는 편이지만 건물 바닥이나 환기구를 청소하는 전문청소로봇이나 경비·순찰로봇, 방역로봇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들도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이들의 활약을 언제 어디서든 보고 느낄 수 있는 서비스로봇 시대를 즐겁게 맞이하도록 하자.

이호 넥스트데일리 기자 dlghcap@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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