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비전 인공지능(AI) 솔루션을 통해 제거한 위조상품 규모가 1조730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올 하반기에는 위조품을 넘어 캐릭터, 콘텐츠 지식재산권(IP) 보호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등 K-브랜드 보호에 앞장서겠습니다.”
이인섭 마크비전 대표는 23일 “자동화 모니터링을 통해 e커머스 플랫폼에서 불법 유통되는 위조품을 신속히 제거함으로써 기업 매출 증대는 물론 브랜드 가치와 소비자 신뢰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마크비전은 자체 개발한 위조품 모니터링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 대표는 글로벌 컨설팅업체 매킨지의 리스크 전담 부서에서 근무하면서 e커머스 위조품 문제에 관심을 두고 2019년 마크비전을 설립했다. 마크비전은 쿠팡, 네이버, 아마존, 알리바바 등 25개국 60여개 e커머스 사이트에서 유통되는 위조품을 AI 알고리즘으로 찾아낸다. 최근 3개월 동안 고객사별 평균 440억원의 위조품을 제거했다.
이 대표는 “그동안 수작업에 의존해 온 위조품 탐색, 분석, 신고 절차를 AI 기술을 활용해 자동화했다”면서 “수동 처리 방식에서 건당 적발 비용은 약 2만원, 시간은 30분 소요됐다면 마크비전 솔루션에서는 각각 760원 및 36초 수준으로 크게 단축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딥러닝 기반으로 상품 외관과 가격 및 구매 후기 등 데이터를 종합 분석하고 소프트웨어(SW)를 통해 표준화한 덕분이다. 클릭 한 번으로 위조품 제거와 신고까지 자동으로 처리한다. 위조품 판별 정확도는 99%에 이른다. 대시보드를 통해 제거된 위조품 건수와 가치 등 각종 성과지표를 분석할 수 있으며, IP 등록이 시급한 곳도 빠르게 찾아낼 수 있다.
마크비전은 올 하반기에 사업 영역을 일반 상품에서 콘텐츠 영역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엔터테인먼트·게임·캐릭터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불법 복제 콘텐츠로부터 자사 IP를 보호하려는 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류 열풍이 불면서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한국 브랜드를 모방한 위조품과 불법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이 대표는 “K-팝 아티스트 팬 상품(MD)이 무분별하게 위조돼 동남아 e커머스에서 불법 유통되고 있음에도 기존 수동 IP 침해 대응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었다”면서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IP 포트폴리오를 마크비전 플랫폼에 등록해서 수십만 건의 IP 침해 제품을 효과적으로 적발, 제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와이콤비네이터와 베이스인베스트먼트로부터 총 36억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 안에 해외 벤처캐피털(VC) 중심의 시리즈A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글로벌 본사를 둔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한국 중심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한다.
이 대표는 “글로벌 브랜드와 콘텐츠 기업들이 무분별한 위조품과 불법 복제물로 인해 피해를 겪고 있다”면서 “마크비전이 보유한 기술을 통해 이들 기업의 혁신과 창의성 보호에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