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종합 반도체 강국'으로의 도약을 위한 정책 지원에 시동을 건다. 국내 반도체 산업을 고도화하기 위한 대규모 예비타당성조사(예타) 5개를 추진한다. 최첨단 반도체 공급망인 'K-반도체 벨트' 구축에 총력을 쏟는 것은 물론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차세대 기술 확보에도 사활을 건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의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정부는 민·관 연대는 물론 관계 부처 간 유기적 협력 기반으로 반도체 초격차를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정부는 10일 제11차 혁신성장 빅3(시스템반도체·미래차·바이오) 추진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K-반도체 대규모 예타사업 본격 추진방안'을 확정했다. 이는 지난달 관계 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K-반도체 전략' 후속조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반도체 빅사이클을 기회로 종합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대규모 시설 투자와 연계된 재정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K-반도체 벨트 구축(2개)' 및 '반도체 성장기반 강화(3개)' 부문에서 추진할 대규모 예타사업의 주요 내용과 향후 계획을 구체화했다. 특히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첨단센서, 인공지능(AI) 관련 사업은 당장 내년부터 시작한다.
센서 부문에서는 시장 선도형 'K-센서' 기술을 확보하고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연구개발(R&D)을 지원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센서 제조혁신 플랫폼 및 실증 인프라를 확보한다.
메모리와 프로세서를 통합한 'PIM(Processing in memory) AI 반도체' 기술 고도화에도 팔을 걷는다. 산업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구조 개발 △차세대 메모리 설계·공정 개발 △융합 신소재 개발 △관련 소프트웨어(SW) 개발 및 인력 양성 등 4대 부문 역량 확보를 지원한다.
K-반도체 벨트 구축을 위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양산형 테스트베드'와 '첨단 패키징 플랫폼' 등 인프라 조성 사업은 올 하반기에 예타를 신청, 오는 2023년부터 추진한다. 지난해 3분기 예타 통과가 불발된 '대규모 인력양성 사업'은 올 3분기에 재도전한다. 정부는 사업 규모를 기존 3000억원에서 3500억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박진규 산업부 차관은 “국민과 기업이 'K-반도체 전략' 성과를 체감하는 것은 정부가 후속조치를 얼마나 착실히 이행하는지에 달렸다”면서 “관계 부처의 적극 협력을 바탕으로 세액공제, 예산확보, 금융지원, 제도개선 등 종합 반도체 강국 실현을 위한 후속 과제를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차관은 “혁신성장 빅3 추진회의, 반도체 연대·협력 위원회 등으로 이행 상황과 추가 과제들을 지속 점검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산업부는 이날 '자동차 부품기업 미래차 전환 지원전략'도 발표했다. 권역별 지원플랫폼을 구축해 2030년까지 부품기업 1000개를 미래차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청사진이다. 이를 위해 기술, 자금, 인력, 공정 등 4대 지원 수단을 확충할 방침이다.
홍 부총리는 “5000억원 규모의 관련 펀드를 활용해 미래차 전환 R&D 및 투자를 지원하고 부품 성능과 주행 데이터를 축적·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면서 “2027년까지 미래차 전문인력 1만명을 양성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