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킥보드 '라임(Lime)'이 5월 한 달 이상 자사 앱을 통해 서울 지역 이용자 약 1400명을 대상으로 공유 전동킥보드 인식 조사를 위한 설문을 실시했다고 10일 밝혔다. 조사 결과 대다수 이용자들은 공유 전동킥보드를 자전거와 가장 비슷한 이동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유 전동킥보드의 법적 지위를 가장 적절하게 설명할 수 있는 카테고리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 지”에 대한 질문에 48%의 사용자가 '자전거'라고 응답했다. 이어 '오토바이'(30%), '없음'(16%), '자동차'(6%) 순으로 나타났다. 절반에 가까운 사용자는 도로교통법(2조 19의 2)에서 부여한 '자전거 등'이라는 교통수단의 지위에 걸맞게 자전거와 비슷한 교통수단으로 인식하며 사용을 하고 있었다.
적지 않은 사용자는 오토바이와 비슷하다고 인식하고 있었으며, 라임은 최근 개정된 도로교통법 시행을 통해 부과된 운전면허 보유 의무화 헬멧 범칙금 단속에 대한 여파가 사용자들의 인식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4월에 부산 지역 이용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가 이번에 교통수단의 지위에 대한 조사 결과를 뒷받침하고 있다. 부산에서 라임을 즐겨타는 사용자들은 “자전거 탑승과 비교했을 때 전동킥보드 탑승이 얼마나 안전하게 느껴지는지”에 대한 질문에 총 59%의 사용자가 서로 비슷하거나 주행 습관 및 환경에 따라 공유 전동킥보드가 오히려 더 안전하게 느껴지기도 한다고 응답했다.
공유 전동킥보드 탑승 목적지에 대한 질문에는 '집'이 약 54%로 가장 많았으며, '일터'(18%), '특별한 목적지 없음(여가 목적으로 사용)'(9%), '쇼핑'(9%), '식당이나 카페'(7%), '학교'(3%) 순이었다. 이런 결과는 출.퇴근을 주 목적으로 사용하는 시민이 라임 사용자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다른 대중교통 수단과 동일하게 시민들의 경제 활동을 일부 지원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음을 보여준다. 또한, 16%의 사용자가 소비를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기 때문에, 자동차가 쉽게 진입하기 어려운 좁은 골목이 많은 지역의 상권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담고 있다.
권기현 대외정책 총괄이사는 “최근 자사 블로그를 통해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0% 이상이 전동킥보드 헬멧 단속은 자전거와 동일한 수준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규제에 앞서 기존 자동차 중심의 도로 환경을 다양한 유형의 이동수단이 안전하게 공존할 수 있는 공간으로 리디자인하려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라임은 지난달 27일 강남구청과 함께 시그니처 안전 교육 '퍼스트 라이드(First Ride)'를 진행하며 프로그램을 이수한 시민들에게 헬멧을 기부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달 중순에는 경인 지역 시민들을 대상으로 헬멧 기부 안전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헬멧 제조업체와 협업해 헬멧을 시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